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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방사능 괴담과 헤어질 결심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공포감 조성하는 월성원전 관련 보도

피폭 피해 없는데 '괴담 피해' 발생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될 원전 수출

정상이용에 찬물 끼얹는 행위 멈춰야





월성 원전의 사용후연료 저장조와 관련한 최근의 언론 보도를 보면 마치 월성 원전에서 방사능 누출로 지역 주민들이 위험에 처해 있는 것처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들이 적지 않다. ‘벽이 깨지고 갈라지고, 방사능 오염수 줄줄 샌다’ ‘방사능 누출 사고가 우려되는 치명적 상황’ ‘엉망진창으로 관리되고 있다’ 등등이 그렇다.

하지만 진짜 치명적인 위험이 임박한 것일까? 또 그 사실을 숨겨왔던 것일까?

보도된 누수 건은 이미 5월에 조사 내용까지 발표돼 공개된 것들이다. 숨겨온 것이 아니다. 지난해 말 누수가 발견돼 올 1월 보수가 끝났고 그 이후에는 추가적인 누수가 없었다. 이렇게 종결된 사안에 대해 마치 지금도 누수가 진행 중이고, 방사선 피폭 위험에 방치돼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전형적인 공포 마케팅이다.

이러다가는 위험이 아닌 것을 피하려다 예상치 못한 피해만 볼 수 있다. 당장 해당 지역 주민들은 나쁜 소문으로 인한 피해를 손 놓고 당할 수밖에 없다. 방사선 피폭 피해는 없는데 ‘방사능 괴담 피해’는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누설 자체가 규정 위반이고 문제인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누설이 비록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지만 대비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다. 사용후연료 저장조는 설계할 때부터 누설을 가정하고 이에 대비해 설계해놓았다. 사용후연료 저장조에서 누설이 있으면 하부의 2중 집수 장치를 통해 물을 수집하고 이를 방사성폐기물 관리 경로를 따라 이송한 뒤 안전한 수준으로 처리 후 최종 배출하고 있다.



즉 물은 샐 수 있고, 새는 물을 수집해서 관리 배출하게 돼 있다. 배출할 때는 총량이 규정된 양을 넘지 않도록, 농도도 규정 농도를 넘지 않도록 배수구에서조차 환경 영향이 없도록 관리하고 있다. 누수는 누수를 막을 수 없고 그 누수량이 보충해주는 양을 넘어서는 경우에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럼 과연 치명적인 상황일까? 원자력발전소 운영으로 방사성물질이 환경으로 배출되는 것은 사실이다. 사용후연료 저장조 누설로 인해 나온 물에 있는 삼중수소도 관리 배출 경로를 따라 환경으로 배출하고 있다. 즉 삼중수소 배출은 있다. 그러나 그 영향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지역의 주민들이 원전으로 인해 추가로 받는 피폭의 양과 그 영향이다. 오래전부터 지속해서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 피폭량을 측정해오고 있는데 현재까지 측정된 최대 피폭자의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6개를 추가로 섭취할 때 바나나에 있는 방사성 칼륨에 의해 받는 피폭과 같다. 또 지금 거주하는 곳보다 6m 높은 곳으로 이사 가면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에 추가로 피폭되는 양과 같다. 당연히 아무 위험도 없다고 봐야 한다.

작업자가 드라이어로 말리고 수건으로 닦아보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말로 위험한 상황에 대한 관리가 엉망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지만 사실은 워낙 소량의 누설이라 조사를 위해 누수가 그 시점에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단에서 닦고 말려본 것을 마치 발전소에서 누수가 있으면 걸레로 닦고 드라이어로 막는 식의 관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명백한 방사능 공포 조장이다.

원자력은 지구의 기후 위기를 막고 우리의 에너지 안보를 지킬 가장 중요한 무기이고 수출 먹거리다. 미국과 유럽 등은 원자력을 친환경으로 인정하고 원자력을 더 잘하지 못해 안달이다. 이제 더는 있지도 않은 위험을 부풀려 공포를 조장하고 원자력의 정상 이용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그만해야 한다. 방사능 괴담과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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