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천연가스와 특성이 비슷하고 암모니아는 석탄과 비슷합니다. 화력발전에서 두 물질을 활용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22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 자리한 한국서부발전의 평택발전본부에서 만난 최용범 부사장은 “평택발전본부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도전의 핵심은 바로 탄소 중립이다. 서부발전의 평택발전본부는 1980년대 초반 이후 수도권 전력의 핵심 기지였다. 국내 최고령 화력발전소기도 한 이곳은 약 90만 가구에 연평균 4602GWh의 전력을 공급했다. 2020년에는 350㎿ 규모의 화력발전소 연료를 중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꾸며 미세먼지 절감에 공을 세웠다.
이제 평택발전본부는 탄소 중립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서부발전이 현재 한화임팩트와 함께 수소 혼소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평택발전본부가 실증사업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대신 수소를 태우면 탄소 배출은 수소의 양만큼 줄어든다. 수소를 태우면 탄소 대신 물만 나오기 때문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수소 혼소율이 30%일 경우 탄소저감률은 10%, 50%면 21%, 80%면 52%까지 커진다”고 설명했다. 서부발전은 이번 실증에서 2017년 가동이 중단된 평택1복합발전소의 80㎿급 가스터빈을 활용해 2023년 초까지 50% 이상의 수소 혼소가 가능한 발전설비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암모니아 혼소도 추진한다. 암모니아를 석탄과 함께 태우면 수소처럼 탄소 배출량이 크게 줄어든다. 서부발전의 2100㎿급 태안화력발전소 1·2호기에 암모니아 20%를 혼소하면 연간 약 220만 톤의 CO₂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정도다. 아울러 끓는점이 253도로 매우 낮아 액화 운반이 어려운 수소의 단점을 암모니아가 보완해줄 수도 있다.
서부발전은 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와 협업해 수소 공급 생태계를 갖출 예정이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수소·암모니아 인수 설비와 터미널을 연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스공사는 LNG 사업 경험을 살려 극저온 기술을 활용한 수소 인수기지 개발을, 석유공사는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인수기지를 개발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