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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어진 소변줄기, 혹시…남성 '암 증가율' 1위라는데

■남성 암 증가율 1위 전립선암

작년 국내 환자수 11만명 돌파

고령화·식습관 변화 등으로 급증

자각할만한 초기 증상 거의 없어

최초 진단시 '3기 이상' 비일비재

아버지가 환자면 발병 확률 3배 ↑

혈액검사만으로 암 여부 쉽게 확인

9월 셋째 주는 전립선암 인식주간이다. 이미지투데이




#올해로 입사 28년차를 맞은 직장인 박선호씨(56·가명). 주변에서 전립선비대증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지인들이 늘기 시작하자 전립선암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PSA) 검사를 받았다. PSA 수치가 5ng/mL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곧장 대학병원을 찾았다. 박씨는 평소 소변 보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소변색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조직검사 결과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전이는 되지 않아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 전립선암, 나이 들수록 발병 위험 증가…60세 이상이 94.8%


전립선은 정액의 30%에 해당하는 미끈거리고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전립선액을 생산하는 남성의 생식기관이다. 방광 아래쪽 깊숙한 곳에 위치하며 요도를 감싸는 도너츠 모양을 하고 있다.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 줄기가 힘없이 가늘어지거나 소변 횟수가 늘고, 잔뇨감 등 배뇨장애가 나타나는 이유다. 전립선암은 전립선비대증과 함께 전립선에 생기는 대표 질환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남성 암 발병률 1위를 차지한 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빠른 고령화와 식습관 변화 등으로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전립선암 진료 환자는 11만 2088명에 달했다. 2017년(7만 7077명)과 비교하면 불과 4년 사이에 환자수가 45.4%나 늘었다. 전체 남성 암 발병률 순위는 4위지만, 증가율로는 1위다. 60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94.8%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70대가 42.7%(4만 7819명)로 가장 많고 80세 이상 26.2%(2만 9369명), 60대 25.9%(2만 9035명) 순이다.



박씨처럼 평소에는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우연히 전립선암 진단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전립선암의 특성 탓이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서야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완전히 막아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다가 완전히 소변을 못 보게 된다. 지속적인 혈뇨에 시달릴 수도 있다.

◇ 초기 증상 없는 전립선암, 2명 중 1명은 진단 당시 이미 ‘3기’ 이상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올해 초 국내 전립선암 환자 21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초 진단 당시 '3기 이상'이었다는 응답이 47.1%(100명)에 달했다. 3기는 이미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다. 결국 전립선암 환자의 절반 가량이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셈이다.

문제는 전립선암 진단 당시의 병기가 환자의 생존 가능성과 직결된다는 것.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8년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이 전립선을 벗어나지 않은 ‘국소 전립선암’ 단계에서의 5년 상대생존율은 102.6%, 전립선암이 전립선을 벗어난 ‘국소 진행 전립선암’의 경우 98.6%에 달했다. 전립선암이 순하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건 이러한 연유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가 일어난 경우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44.9%로 절반 넘게 뚝 떨어진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사진 제공=대한비뇨기종양학회


반면 전립선암의 주된 치료법인 수술과 방사선치료로 인해 요실금, 성기능저하와 같은 부작용을 경험하는 비중은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설문조사 결과 전립선암을 1~2기에 발견한 환자의 경우 24.8%가 자신의 성 기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지만, 3~4기에 발견한 환자는 2.5%만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자신이 원할 때 발기한 경우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2기에 전립선암을 진단 받은 환자(55.0%)보다 3~4기 진단 환자(28.0%)는 절반 정도에 그쳤다.

◇ 증상 없어도 50대부터 연 1회 PSA 검사 필수


전립선암은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립선암은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행히 PSA 검사로 비교적 쉽게 암 의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분해효소인 PSA는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의 감염 또는 염증이 있을 때 증가한다. 학계에서는 PSA 수치가 4~10ng/mL일 때 전립선암으로 진단될 확률이 25~30%, 10 ng/mL 이상에서는 50~80%라고 보고 있다. 혈액검사에서 PSA 결과가 정상 범위를 넘어가면 전립선 초음파검사와 조직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확인한다. 전립선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먼저 시행하고 암이 의심되는 부분만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연 1회 PSA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아버지나 형제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다면 발병 확률이 정상인보다 약 3배 높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혈액검사만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고 보험 적용을 받으면 검사비용도 몇 천원대 선으로 부담이 크진 않은 편이다.

아주대병원 김선일 교수. 사진 제공=아주대병원


하지만 국가암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다보니 국내 PSA 검사에 대한 인지도와 수검율은 턱없이 낮다. 고영휘 영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2006~2016년 만 40세 이상 남성 중 PSA 검사를 시행한 4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같은 연령대의 전체 인구대비 수검율은 7.26%에 그쳤다. 50대 남성은 4.9%에 불과해 미국(50~75%), 일본(30%) 등과 큰 차이를 보였다. 김선일 대한비뇨기종양학회장(아주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동양인의 경우 서양인과 달리 위험도가 높은 고분화도 전립선암 발병 비율이 높다"며 "증상이 없는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율을 높이려면 국가암검진에 PSA 검사가 하루빨리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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