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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멍청하게, 섹시하게 그러나 집요하게

영화 ‘블론드’의 마릴린 먼로역 아나 디 아르마스

‘세기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를 압도적 싱크로율로 연기한 아나 디 아르마스. 사진 제공=Netflix




“코미디 배우라는 낙인, ‘섹스 심벌’이라는 아이콘적 존재보다는 ‘노마 진’의 인간적 면모를 말하고 싶었어요”

앤드류 도미닉 감독의 영화 ‘블론드’는 넷플릭스 최고 수위(NC17 등급) 영화다. 쿠바 출신 배우 아나 디 아르마스(34)가 압도적 싱크로율로 ‘세기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를 연기한다. 할리웃 차이니스 극장에서 열렸던 LA 프리미어에서 그녀는 “3년 전 촬영을 끝냈다. 베니스 영화제 프리미어에서 도미닉 감독과 함께 영화를 처음 본 이후 나 혼자 10번도 더 봤다”고 밝혔다. 그리고 “비극적 개인과 화려한 공인, 두 개의 삶 가운데 노마 진에 대해 조금 더 관객들이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보다 훨씬 더 마릴린 먼로를 사랑하기를 바란다”며 눈을 치켜뜨며 객석을 주시했다.

아나 디 아르마스는 마릴린 먼로와 동갑이다. 불운했던 어린 시절부터 약물 과다 복용으로 34년의 생을 마감한 마릴린 먼로를 연기한 그녀는 가슴 노출은 예사롭고 전신 누드,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까지 과감하게 소화해냈다. “누드신이 인터넷 상으로 떠돌아 다닐 게 뻔하다는 걸 안다. 통제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며 불편한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어 그녀는 “제 내면의 모든 것을 끄집어낼 수 있게 해준 캐릭터다. 마릴린은 내밀한 자아를 배우로서 녹여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난 그 모든 투쟁과 여배우로 인정받으려는 집요함으로 캐릭터를 구축해냈다”고 말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 먼로가 입고 나온 핫 핑크 드레스는 그녀의 금발 머리를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 사진 제공=Netflix




쿠바에서 스페인으로 이주해 연극학교를 다닌 아나 디 아르마스는 “의식적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마릴린 먼로가 금발의 섹시 가수로 분한 ‘뜨거운 것이 좋아’(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를 접했다. 영화를 보고 그렇게 열광했던 적은 처음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마릴린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연기에 재능이 있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뛰어난 유머감각도 지녔다. ‘코미디 배우’에 머물기엔 그녀의 연기력이 지니차게 저평가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금발 머리와 입가의 점, 게슴츠레 치켜 뜬 눈과 귓가에 울리는 환영적 목소리, 육감적인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옷차림과 하이힐이 세상에 알려진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다. 그러나 ‘블론드’는 어른이 되어서 마릴린 먼로(MM)로 바뀐 노마 진 베이커라는 미국의 한 소녀를 상상적으로 재구성해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성과 폭력, 남성 우월 사회에서 살아간 젊은 금발 여성의 내면을 파헤친 원작자 조이스 캐롤 오츠의 의도에 충실한 영화다. ‘소설처럼 구성한 역사 기록’이 흑백과 컬러 화면의 교차 편집을 통해 피할 수 없는 수위 논란에 예술성을 입힌다.

대중문화의 상징이 된 바람에 날리는 마릴린 먼로의 화이트 원피스 이미지는 영화 ‘7년 만의 외출’의 한 장면이다. 사진 제공=Netflix


화려한 무대 위의 마릴린과 상반되게 불안에 떠는 노마 진의 흔들리는 동공 연기로 아나 디 아르마스는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마릴린 먼로의 두 번째 남편이자 뉴욕 양키스 강타자 조 디마지오는 바비 카나베일이 연기하고 애드리언 브로디가 세 번째 남편 ‘세일즈맨의 죽음’ 극작가 아서 밀러역을 맡아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넷플릭스 영화의 공식처럼 되어버린 긴 러닝타임, 2시간46분이 마릴린 먼로의 환생인가 싶을 만큼 닮은 꼴인 아나 디 아르마스를 지겨울 만큼 보게 만든다. 그녀는 ‘블레이드 러너 2049’(2017)로 이름을 알렸고 ‘나이브스 아웃’(2019)로 제77회 골든 글로브 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제임스 본드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에 출연해 흥행 배우 대열에 올랐다. /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부국장, 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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