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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다방] 시대를 풍미했던 청춘스타 리버 피닉스의 대표작 '허공에의 질주'

FBI 수배령이 떨어진 도망자 가족의 성장영화

반전 시위 커플의 이후 삶 그려

골든 글로브 각본상 수상작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영화 ‘허공에의 질주’ / 사진=워너 브라더스 제공




감독 시드니 루멧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고전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1957), ‘개 같은 날의 오후’(1975)를 비롯해 미국 자본주의 사회 속 정의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허공에의 질주’(1988) 역시 1960·70년대에 미국 내에서 사회운동을 주도했던 젊은 급진 세력이 부모가 되고, 가정을 꾸리며 마주하는 현실을 성인이 돼 자립하려는 아들과의 갈등을 통해 보여준다.

대니(리버 피닉스)의 부모인 아서(쥬드 허쉬)와 애니(크리스틴 라티)는 반전과 평화의 목소리가 높아졌던 1970년대 대학교에서 만난 커플이다. 당시의 미국 대학생들이 흔히 그랬듯 베트남전 반대 운동에 참여했었다. 그러나 보통의 친구들보다 급진적인 가치관에 깊이 매료되어, 무력시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그들은 베트남 전쟁에서 일반인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투하됐던 네이팜탄의 제조 공장을 폭파하게 되는데, 아무도 없는 빈 공장이리라는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무고한 경비원이 불행히도 시력을 잃는다. 피해자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지만, 긴 감옥 생활로 신념을 굴복당할 수 없다는 생각과 남겨질 두 아들에 대한 책임감은 15년째 그들을 FBI의 추적을 피해 이름과 외모를 바꿔가며 떠돌게 한다.



이 평범하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는 장남인 대니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대니는 부모와 가족의 희생을 알고, 그들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이념과 뜻에 순종하려 한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부모와 떠돌면 엄두도 낼 수 없는 대학을 알아보기도 한다. 가족의 대장 격인 아빠 아서는 대니가 눈에 띄는 행동을 함으로써 가족이 다시는 서로 보지 못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대니를 질책하고 가족애를 강조한다. 사랑하는 가족, 가고 싶은 음대, 여자친구, 그리고 더는 떠돌아다니지 않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대니는 러닝 타임 내내 끊임없이 고민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결국 대니는 가족으로부터 자립하여 줄리아드 음악 대학에 가게 된다. 또다시 FBI가 그들을 추격하고, 아서는 서둘러 떠나기 위해 차에 올라타는 대니를 막으며 “자전거를 도로 꺼내고 자전거에 타라. 넌 이제 너의 길을 가는 거야. 엄마와 아빠는 열심히 했으니까 너도 좋은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 절대 세상에 지지 말아라”라고, 언뜻 들으면 영영 보지 못할 상대에게 전하는 유언과 같이 아들에게 작별 인사이자 ‘마지막 명령’을 한다. 이는 표면적으로 대니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아서와 애니, 부부의 일종의 성장 역시 그려내는 것과 같다.



원제목인 ‘Running on Empty’는 국내에 개봉할 때 ‘허공에의 질주’로 번역 되었지만, 원래의 의미는 ‘활기를 잃은, 힘이 바닥난’이다. 자신들이 이끌어 나가던 사회운동이 한물간 미국 사회에서, 기성세대에 접어든 아서와 애니는 이념적 목표와 가족에 대한 책임감 사이의 딜레마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고통스럽게 살아왔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를 자각한 후 아들이 독립적인 인격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들의 미래에 대한 존중 어린 응원으로 그를 떠나보낸 이후, 아서와 애니는 되려 그들의 이상과 가치관 그리고 ‘좋은 일’에 대해 새로이 자신을 얻고, 다시금 목표를 향해 질주했을 것이다.

대니 역을 맡은 고 리버 피닉스의 연기는 영화에 깊이를 더한다. 이제는 호아킨 피닉스의 형으로 더 유명하지만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청춘스타의 한 사람으로, 단순히 준수한 비주얼만이 아닌 그의 연기와 예술가로서의 태도는 눈길을 끈다. 위의 영화를 비롯해 ‘스탠 바이 미’, ‘아이다호’ 등 작품 안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성장 서사를 그려냄에 따라 관객들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밖에서는 환경보호와 동물권에 앞장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그는 아직까지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된다.

시식평 - 두고두고 회자되는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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