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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용 감독 “호랑이 찍으면서 반려동물 보호와 같은 마음 생겼죠"

1997년 세계 첫 한국 호랑이 담아

다큐멘터리로 국제 영화제 수상도

관련 재단 만들어 디렉터로 전환

에버랜드와 보호 캠페인도 활발

박수용 호랑이 전문 다큐멘터리 감독이 30일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숲 속에서는 인간이 아니라 호랑이가 대장이예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함부로 공격하지 않고 포악하지도 않은 것이 마치 산신령이 데리고 다니는 ‘산중의 군자’ 같은 느낌이죠. 호랑이가 근처에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이상한 소리만 들어도 등골이 서늘해지지만, 계속 찍을수록 자연과 시간 앞에서 겸손해집니다”

처음에는 그저 카메라에 담고 싶은 최고난도의 목표물일 뿐이었다. 박수용 감독은 1991년 EBS에 입사한 이래 다양한 자연다큐멘터리를 찍던 중 문득 한반도와 만주, 연해주 등지에 서식하는 한국 호랑이가 눈에 보였다. 회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6년부터 연해주로 건너가 촬영을 시작했고, 이듬해 세계 최초로 한국 호랑이를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박수용 감독이 카메라에 담은 한국 호랑이의 모습. 사진 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그는 이후 호랑이 영상을 1500시간 넘게 촬영하면서 ‘시베리아, 잃어버린 한국의 야생동물을 찾아서’ ‘시베리아호랑이 - 3代의 죽음’ 등의 자연다큐멘터리를 남겼다. 프랑스 쥘 베른 영화제, 블라디보스토크국제영화제 등에서 상도 받았다. 북한에서 호랑이 서식지를 조사하면서 수십 마리의 개체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 감독은 “주변에 민가도 없는 숲에서 근방 70~80m 즈음에 호랑이가 있을 때 느껴지는 으스스함이 매력적이다. 자연이 준 매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수용 감독이 카메라에 담은 한국 호랑이의 모습. 사진 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호랑이에 천착한데 대해 그는 “5년 정도 촬영했을 무렵부터 호랑이가 있는 숲에 가면 인생의 묘함이 느껴졌다. 나 역시 자연 앞의 먼지 같은 존재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003년경에는 연해주의 한 숲에서 산지기 한 명과 촬영 중 쉬고 있다가 호랑이를 마주하기도 했다. 호랑이는 연신 박 감독을 주시하면서 오솔길을 걸어가다가 마지막 순간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여주고는 가던 길을 갔다. 카메라를 들 엄두조차 못 냈다는 박 감독은 “‘경거망동하지 마라, 그럼 해치지 않는다’는 호랑이의 중도적 성향이 나타난 장면”이라고 말했다.

박수용 감독이 카메라에 담은 한국 호랑이의 모습. 사진 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2010년 EBS를 퇴사한 박 감독은 현재 ‘시베리아호랑이보호재단’을 만들어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한두 마리가 아닌 대를 이어 살아가는 호랑이 가족을 찍어온 박 감독은 점점 그들에게 정이 들었고, 계속 촬영하는 게 피해만 준다는 생각에 호랑이 보호활동으로 방향을 틀었다.

4일에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버랜드), 환경재단과 함께 하는 호랑이 보전 캠페인 ‘숨을 위한 숲, 그 곳에는 호랑이가 산다’에도 참여한다. 박 감독은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사라지면 일반 동물 개체의 멸종과 수준이 다른 영향을 받는다”고 호랑이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호랑이가 우리 민족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동물이라는 점도 그가 보호활동에 적극 나서는 이유기도 하다. 그는 “거창한 환경보호의 이념보다, 호랑이를 찍으면서 반려동물을 보호하려는 것과 같은 마음이 생겼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박수용 감독이 카메라에 담은 한국 호랑이의 모습. 사진 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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