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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말 안 했다"는 尹의 전화 …대통령실, 사적발언 끝까지 강공모드[대통령실 1층]

사적 발언 논란, 尹 지지율 또 최저치

與 "대통령실, 초기 대응 실패" 지적

대통령실"전문가 분석해, 가짜뉴스"

"안 한 말 어찌 인정하나" 끝장 대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적 발언’ 논란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또 추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 30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24%로 발표했다. 3일 리얼미터도 31.4%의 지지율을 발표했다. 여권에서는 지난 8월 말 쇄신한 대통령실이 이번 순방 논란에 대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터져 나온다. 반면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가짜뉴스’와 ‘정치게임’으로 보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배경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했다는 전화 통화가 있다.



지지율 추락 시작은 21일 오후 뉴욕
‘사적 발언’ 논란 대응에 14시간 허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월 초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4%포인트 하락한 31.4%로 밝혔다. 지지율이 4주 만에 하락 반전하며 취임 후 최저치인 8월 첫주(29.3%) 수준을 향해 가고 있다. 특히 국정수행 부정평가 66% 가운데 ‘매우 잘 못함’이 59.9%라는 대목이 심상치 않다. 약 60%의 여론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지점이다. 보수층(6.5%포인트)은 물론 중도층(5.5%포인트)의 이탈도 커졌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쉐라톤 뉴욕 타임스퀘어호텔 내 프레스센터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은 지지율 추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순방 기간 터진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으로 보고 있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고) (바이든/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발언에 대한 대응 자체를 대통령실의 사고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최초 보도가 나간 이후 10시간 가까이 대응하지 않으면서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인지된 시점은 21일(현지시간) 오후 6시, 한국시간으로 22일 오전 7시께였다. 하지만 김은혜 홍보수석이 부분을 ‘날리면’으로 바로 잡은 시점은 약 14시간이 지난 현지 오전 10시, 한국 밤 11시께였다. 그 사이 해당 발언이 ‘바이든’으로 기정사실화되며 외교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었다. 지금까지도 날리면(29%)'보다 바이든(58.7%)이라는 여론(30일, 미디어토마토)이 그대로다.

尹 “내가 안한 말, 왜 기정사실이 되냐”
지지율 추락에도 대통령실은 자신만만
“바이든 가능성 제로” 검증 받았다는데…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석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명했다는 내용의 브리핑에 앞서 김은혜 홍보수석과 자료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실은 대응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과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했다”고 항변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해당 발언과 퍼진 논란을 인지한 시점을 현지시간 오후 9시, 한국시간 오전 10시가 넘어서였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발언 논란이 한창일 때 마이클 블룸버그 유엔 기후변화 특사의 자택에서 열리는 만찬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 행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해당 사건을 보고받고 전화를 직접 걸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왜 내가 안한 말이 기정사실화되느냐”고 했다고 한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총 네 차례에 걸쳐 해당 발언에 대해 확인하고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결론은 ‘이 xx’는 기억 불명, ‘바이든’은 “분명히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아침부터 분 단위로 돌아가는 순방일정 속에서 윤 대통령이 어느 한 시점에 넋두리하듯이 한 말을 정말로 기억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바이든’은 아니라고 확신했다”며 “윤 대통령이 ‘나는 미국 의회, 상원, 하원을 모두 구분해서 쓴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후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해서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음성을 용산 대통령실로 보냈고 전문가들이 잡음을 제거해 분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침부터 전문가들을 깨워 분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해당 발언 가운데 불확실한 승인 안 해주 ‘면’과 ‘고’ 가운데 ‘고’로 결론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승인 안 해주고’가 됐고, 문맥상 뒷부분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날리믄)’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주장이다.

문제는 당시 전문가들의 분석이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후에 결론이 났는데도 해명을 밤 11시에 했을 정도로 늦어졌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시차문제라고 해명하고 있다. 김 수석이 해명 브리핑을 했을 때는 현지 시간 오전 10시께였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늦게라도 하려면 현지 새벽 5~6시께여야 한다. 새벽 3시께 마감하는 순방기자단의 일정을 고려할 때 브리핑을 열기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여권에서는 이를 두고 “한가한 인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면으로라도 즉각 해명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날리면’ 이어도 정기국회 앞 野 자극
분석결과 공개 없이 ‘가짜뉴스’ 주장
‘정치게임’ 인식, 출구없는 강공 계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와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뒤늦게 나온 해명이 일을 더 키웠다는 주장도 있다. ‘바이든’이 아니면 외교적 결례 논란은 잦아든다. 하지만 ‘이 xx’가 비속어든 아니든 정기국회를 앞두고 입법권을 쥐고 있는 169석의 더불어민주당을 자극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 발언마저도 전문가 분석 결과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 발 더 나가 해당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강경모드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지율 하락이 더 하락해도 윤 대통령의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안한 말을 인정하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 같은 대응의 배경에는 대통령실이 이번 사안의 본질을 정치 공세로 보는 시각이 있다. 검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거대야당이 해당 보도를 빌미로 본격적인 ‘대통령 흔들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안을 단독 처리한 뒤 윤 대통령이 거부하자 "국민 앞에 정직하고 순종하는 권력자로 거듭나게 해서 대한민국의 기강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럼에도 여권 내에서는 대통령실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해당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했으면 대통령실이 받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를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발언을 최초보도한 MBC도 "무엇을 어떻게 조작했는지 명확한 근거나 설명 없이 'MBC가 자막을 조작했다'는 입장만 반복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차차 (근거가)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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