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매년 1조원 대를 훌쩍 넘는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앞으로 고의로 임금을 떼먹는 악의적 사업주는 구속 수사하는 등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3일 이런 내용의 ‘임금체불 피해 회복을 위한 검찰 업무 개선’ 방침을 전국 일선 검찰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1조2000여억원이던 전체 체불임금액은 2019년 1조7000여억원까지 늘었다가 작년에 1조3000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작년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체불액이 2000만∼5000만원인 경우가 8421건(68.1%)으로 가장 많았고, 3억원 이상 못 받은 경우도 2.5%나 됐다.
임금체불로 수사 대상이 된 사업주는 최근 해마다 5만∼6만명대(구속은 10∼20여명)를 기록하다 지난해 3만9544명(구속 6명)으로 다소 줄었고, 올해는 7월까지 2만950명(구속 3명)이 입건됐다. 1억원 이상 고액 체불 사건이 매년 1500건 넘게 벌어지는데도 구속 인원은 감소 추세인 셈이다.
검찰은 체불 사업주의 부동산이나 예금 등을 면밀히 조사해 고의로 임금을 떼먹고 있는지 확인하고, 지급 능력이 있음에도 임금을 안 주거나 재산을 숨긴 불량 사업주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영난으로 불가피하게 임금을 못 준 사업주에게는 국가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체불액 청산 의지가 있으면 구형에 반영하기로 했다.
임금체불 수사에 응하지 않거나 소재 불명인 사업주는 체포영장을 청구해 신속히 수사할 계획이다. ‘벌금 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임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업주는 적극적으로 정식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체불사건 전문형사조정팀’도 일선 검찰청에 신설해 사안별 맞춤형 해결책도 마련한다. 생업 문제로 조정 참여가 어려운 체불 당사자를 위해선 야간·휴일 조정과 ‘찾아가는’ 조정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검 노동수사지원과는 “전국 검찰청의 체불 사업주 정식 기소 비율과 조정 성립률 등을 주기적으로 분석해 이번 개선 방안이 실무 현장에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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