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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축제, 세계가 추구하는 지향점 됐죠"

'1세대 축제 연출가' 황병국 한류행사 전문 감독

BTS·오겜·기생충 등 주목받으며

행사·축제 연출 수준도 뛰어올라

8일까지 열리는 한국문화축제선

국악·아티스트와의 소통 등 극대화







“1999년 마이클 잭슨 내한 공연 때는 현지 크루(행사 기획 연출 팀)가 와서 직접 행사 기획 및 연출을 하고 한국 스태프들은 장비만 지원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K팝 콘서트 등 한류 행사를 세계가 부러워하고 따라 하는 최고 수준이 됐어요. BTS 등 K팝 가수의 콘서트를 비롯해 한류 축제는 이제 세계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전야제를 시작으로 국내외 굵직한 스포츠, 한류 행사를 연출해 대표적인 ‘1세대 축제 연출가’로 꼽히는 황병국(사진) 한류 행사 전문 연출가(감독)는 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며 한국의 달라진 위상에 감격할 때도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한류 콘서트, 축제 등은 이미 패키지화돼 세계적인 수준 ‘BTS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30년이 흐르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0위로 뛰어오른 데다 ‘BTS’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동시에 작품성도 인정받으면서 행사·축제 연출 역시 세계적인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광화문과 잠실 일대에서 열리는 제3회 한국문화축제의 총감독직을 맡았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열리지 못했지만 이번 축제가 국내외 한국 문화 팬들의 억눌렸던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해외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국내 여행을 하는 데는 제한이 있지만 입국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문화 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이번 축제에서 K팝뿐 아니라 드라마, K클래식(국악) 공연을 비롯해 한류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즐기고 의미를 더하는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 등도 기획했다.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데다 지난달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면서 한류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아티스트들과의 친밀한 소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황 연출가는 한국의 축제·행사가 세계적인 수준이 되고 이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국제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1988년 올림픽 전야제 연출에 참여했던 그는 모든 시설을 비롯해 기반이 미흡한 데다 축제의 불모지와 같았던 당시를 떠올렸다며 아찔했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그는 “전야제가 저녁 행사였는데 오후 3시부터 행사 직전까지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며 “여의도 공원에서 준비하던 중 우천으로 모든 것이 스톱되는 상황이었는데 기적처럼 행사 한 시간 전에 비가 그쳐 생방송 전야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 풍선 10만 개 정도를 일제히 띄우는 연출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88올림픽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그 장면이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30년 넘게 연출한 문화 축제 중 가장 인상 깊은 작품으로는 2007년 도쿄돔에서 선보인 대장금 페스티벌을 꼽았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도쿄돔에서 행사를 연출했다”며 “배우 이영애를 비롯해 모든 출연진이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축제를 선보였는데 3만 5000명 정도의 한류 팬들이 몰려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대장금 출연진을 직접 보고 싶은 팬들을 위해 행사를 마치고 인력거에 배우들을 태우고 퍼레이드를 했다”며 “배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인해 펜스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에서 유학을 한 후 돌아와 한국에서 축제를 연출한 그에게 도쿄돔 대장금 페스티벌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직접 느끼면서 한류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보람도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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