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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 오른 마약…"1020·여성층 확산…미국보다 문제될수도"

전문가 "마약 청정국 이미지 집착 버려야"

마약중독 실태에 대해선 "굉장히 위험한 수준, 중독자 치료 강제 필요" 지적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2.10.6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최근 마약 관련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마약 청정국’에서 ‘마약 신흥국’이 됐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사회 곳곳에서 쏟아지는 가운데, 6일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마약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천영훈 정신과 전문의(인천참사랑병원 병원장)은 이날 참고인으로 국감에 출석, 최근 우리나라 마약중독 상황에 대해 “굉장히 위험한 수준”이라며 “특히 젊은 층과 여성층에서 (마약) 확산에 너무 가속도가 붙었다”고 진단했다.

천 원장은 ‘마약 중독과 관련해 정부에 제언할 것이 있나’라는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의 말에 이같이 말한 뒤 “우리나라는 경쟁사회이고 불행지수, 자살률 등이 높아서 마약 중독이 퍼질 수 있는 토양을 가지고 있다”며 “의사들이 처방하는 중독성 약물도 굉장히 많다.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 미국보다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마약 청정국 이미지를 지키려는 태도를 빨리 버리고 정부가 통합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미 2016년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유엔은 마약류 사범이 10만 명당 20명 미만일 때 마약 청정국으로 지정하는데, 우리나라는 2016년 25.2명을 기록했다.

천 원장은 이어 “마약은 한 번이라도 손대면 ‘지옥행 열차’라는 것을 유치원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면서 마약중독자에 대해서는 “처벌보다는 치료를 강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환자들이 재활해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이날 여야 의원들은 최근 마약사범 급증을 언급하며 복지부에 투약 사범에 대한 상담·치료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감 질의를 통해 “지난해 줄었던 마약류 사범이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마약류 사범 중 구속되는 인원은 전체의 11%로, 90%가량은 불구속 상태여서 상담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투약 사범은 재범률이 높기 때문에 재범을 예방해야 하고, 단순 투약 사범이 제조·유통범죄까지 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중독문제를 관리하지 않으면 정신건강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그럴 경우 사회적으로 감당할 비용이 매우 커진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저희 소관은 중독관리, 치료보호 사업 등인데 현재 상태를 정확히 분석한 뒤 대응 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어린 청소년을 포함한 1020세대의 마약성 의약품 오남용 사례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펜타닐 패치가 대표적이다. 아편, 모르핀 등과 같은 계열의 진통·마취제인 펜타닐 패치는 약효가 헤로인의 100배, 모르핀의 200배 이상으로 효과가 큰 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타닐 패치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 투여 금기를 규정하고 있지만, 치료 목적의 사용은 예외로 허용한다. 이용이 간편하다 보니 10대 이하에서도 꾸준히 처방되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은 18세 미만 환자가 총 1479명, 처방량은 9781개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 펜타닐 패치 처방량은 2019년 4만4105개에서 2021년 6만1087개로 38.5% 늘어났다.

젊은 층의 마약류 접근이 쉬워지면서 불법 마약에 빠지는 범죄도 최근 가파르게 늘었다. 대검찰청의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6년 1만4214명이 마약류 사범으로 적발됐는데 2020년에는 1만8050명으로 27% 늘었다.

압수된 마약량도 급증했다. 지난달 30일 김보성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 과장은 지난해 압수 마약류가 2017년 대비 5년 새 8배 늘었다고 공개했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2021년 450명으로 3.8배 늘었고, 20대 역시 같은 기간 2112명에서 5077명으로 2.4배 늘었다.

지난해 마약중독으로 치료를 받은 1020세대 환자는 167명으로 2017년 87명 대비 92% 증가했다. 이처럼 젊은 층의 마약 중독은 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실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자 조 장관은 내년에 청소년 대상 마약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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