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핵전쟁으로 인류가 공멸할 위험성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강도 높은 어조로 공개 경고에 나서면서 전 세계에 핵전쟁 공포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상원선거위원회 행사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관련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때인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아마겟돈(성경에서 묘사된 인류 최후의 전쟁)’ 위험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꽤 잘 안다”며 “그가 전술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언급한 것은 농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60년 전 동서 냉전이 한창일 때 소련이 미국의 턱밑인 쿠바에 핵무기를 배치하며 불거졌다. 당시 미국도 군사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며 전 세계의 핵전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지만 쿠바와 튀르키예에 각각 배치된 러시아와 미국 핵무기를 모두 철수하면서 극적으로 사태가 종결됐다. NYT는 “미국 대통령이 아마겟돈 같은 표현을 쓴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쿠바 사태 이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암담한 어조로 말한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재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고 볼 징후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 언급하면서 미국이 러시아의 구체적인 핵 위협 움직임을 포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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