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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사러 이틀 밤샘은 기본…명품시장은 여전히 호황기[똑똑! 스마슈머]


“이틀 전부터 줄 서기 시작해서 중간에 대기 아르바이트 썼고, 아침에 교대했어요”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가 8년 만에 국내에 신규 매장을 오픈한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앞에는 백화점 오픈 전부터 얼핏 봐도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에르메스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이틀 전부터 오픈런을 했다는 김모(37)씨는 이날 대기 번호 4번을 받았다. 앞 번호를 받은 그는 10시 반 오픈과 거의 동시에 매장에 입장할 수 있었고,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 어림잡아도 총 수천만 원어치의 제품들을 구매했다.

에르메스가 8년 만에 국내에 신규 매장을 오픈한 지난 7일 오전 대기 번호 4번을 받은 고객이 구매한 상품들/백주원기자




추운 날씨에도 밤 새며 명품 구매


최근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명품 오픈런 열기가 식었다는 일각의 시선도 있었지만 이날 오픈런에서 만큼은 이를 체감하기 힘들었다. 이날 첫 번째로 대기 번호를 받은 A씨는 “이틀 전부터 줄을 섰다”고 전했다. 평소라면 몇 시간에서 하루 전이면 되는 오픈런이지만 이번 에르메스 오픈런에서는 전날은 기본이고 이틀 전부터 줄을 서야 했던 셈이다. 장시간의 오픈런이었기 때문에 대기 아르바이트가 대신해 줄을 서는 경우도 많았다. 전날부터 대기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B씨는 “어제 저녁부터 줄서기 시작해 30번대의 대기 번호를 받았다”며 “시급은 1만 원 정도였고, 밤에 추워서 겨울옷을 입고 핫팩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백화점 오픈 시간이 다가오자 대기 줄 곳곳에서는 실구매자들이 대기 아르바이트와 배턴 터치를 하는 모습이 다수 목격됐고, 오픈과 동시에 사람들이 일제히 매장 앞에 모이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또 대기 인원이 몰리며 매장을 오픈한 지 30여 분이 지난 오전 11시경에 대기 등록을 종료한다는 안내판이 세워지기도 했다.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앞에 에르메스 매장 입장을 위한 대기 줄이 길게 생겨 있다./백주원기자


에르메스는 이날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에 신규 매장을 열었다. 기존에 불가리, 피아제, 다미아니, 론진 등 4개 명품 주얼리 브랜드가 있던 자리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에르메스가 서울 외에 처음으로 경기권에 문을 연 매장이라 오픈 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에르메스는 정식 오픈에 앞서 전날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리 오픈을 했고,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가 축하 공연을 하는 등 오프닝 파티를 열기도 했다.

뜨거운 오픈런 열기…콧대 높은 명품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 에르메르 매장 앞에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백주원 기자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 에르메르 매장 앞에 대기 등록을 종료한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백주원기자


여전히 뜨거운 명품 오픈런 열기와 함께 명품 업계의 콧대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희소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매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샤넬이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 핸드백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주얼리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디올도 지난 1월 가격을 올렸고, 구찌 역시 ‘홀스빗 1995 미니백’과 ‘재키 1961 스몰백’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4% 올린 바 있다.

잇따른 가격 인상에도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는 지난해 국내에서 역대 최대인 3조21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에르메스(5275억원), 루이뷔통(1조4681억원), 샤넬(1조2238억원)의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수요 못 미치는 공급…커지는 리셀시장


가격 인상과 수요 대비 부족한 제품 판매량 탓인지 명품 리셀(중고거래) 시장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오늘이 제일 싸다”며 실제 제품을 사용하려는 구매자보다 리셀러들이 오픈런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게 국내 명품 업계의 현실이 됐다.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중고시장 규모(매출 기준)는 2017년보다 65% 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명품 중고거래 시장을 대하는 브랜드들의 태도는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에서 3대 명품으로 통하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는 명품 중고시장과 철저히 선을 긋고 있다. 명품 중고거래가 늘어날 수록 매장에서 신상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줄고, 희소성을 높여 가격 인상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가는 데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에르메스의 경우 지난 3월 거래 약관에 ‘재판매 관여 금지’ 조항을 포함했다. 약관에 따르면 에르메스 제품 구매 고객은 본인이나 중개인 또는 중개인의 대리인이 아닌 최종 소비자로서 행위해야 한다. 즉 제품 구매 후 되팔기를 금지하는 셈이다. 에르메스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이 약관에 동의를 구하고 있고, 약관에 동의하지 않는 구매 희망자는 상품을 구매할 수 없다. 샤넬 역시 지난해 7월 ‘재판매 금지’를 조항을 신설하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때 신분증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일부 브랜드는 적극적으로 중고 거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구찌,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명품기업 케링의 경우 2020년부터 미국 온라인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인 더리얼리얼과 손잡고 구찌 중고제품을 판매하는데 협업하고 있다. 알렉산더맥퀸 브랜드는 아예 중고 제품을 매입한 후 정품 인증을 해 중고 명품 플랫폼인 ‘베스티에르’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오픈런 하지 마요’라방까지 진출한 명품


지난달 11번가의 LIVE11에서 진행된 중고명품 라이브 방송 화면/사진 제공=11번가


명품 열기는 오픈런이나 리셀 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라이브방송으로까지 판매 영역을 넓혔다. 롯데온은 지난달 28일부터 명품 전용 라이브 방송인 ‘럭셔리 톡(Talk)파원’을 시작했다. 매월 2회 고정으로 방송되며, 명품 전문 쇼호스트가 브랜드별 특징과 상품의 상세 디자인·소재 등을 소개하고 실시간 채팅을 통해 쌍방향 소통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11번가의 경우 명품 중고거래를 라이브방송에 도입했다. 중고명품 전문 플랫폼 ‘구구스’와 협업해 에르메스, 샤넬, 크리스찬 디올, 롤렉스 등 럭셔리 브랜드의 고가 명품을 라이브 방송으로 선보인 것이다. 트렌비와 머스트잇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도 라이브방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트렌비는 지난달 프라다·셀린느·막스마라 등 가을 인기 상품 라인업을 최대 60% 할인해 선보이는 라이브방송을 진행했고, 머스트잇은 CJ온스타일 손을 잡고 명품 전문 라이브커머스 ‘머스트잇 LIVE(라이브)’를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의 온라인 구매가 많아졌지만 고가의 상품인 만큼 더욱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라이브방송에서 직접 쇼호스트가 상품을 착용하면서 설명해주니 고객 경험이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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