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고조되며 2년 5개월 만에 연저점을 경신했다. 부진한 게임주 실적, 늘어나는 공매도 등 잇따른 악재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장래 성장성에 투자하는 종목들이 많은 코스닥 시장 특성상 금리 인상기에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11월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변동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99% 하락한 651.5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669.36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닥은 장중 한때 3% 넘게 빠지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가 650선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게임주 주가가 급락한 것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각각 6위와 7위를 차지하는 카카오게임즈(293490)(-5.80%)와 펄어비스(263750)(-10.33%)는 모두 5%이상 추락했다. 위메이드(112040)와 넥슨게임즈(225570) 등도 각각 5.13%, 4.49% 하락했다.
게임주는 연내 출시 예정이었던 기대작들의 출시가 미뤄지며 실적 전망이 악화된 것이 주된 하락 원인이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펄어비스에 대해 “차기 기대작 붉은사막 PC·콘솔의 글로벌 출시 일정이 내년 하반기로 재조정됨에 따라 향후 1년간은 신작과 실적 모멘텀이 모두 부재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5만 4000원에서 4만 5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펄어비스의 부진한 실적을 점치며 목표 주가를 기존 7만 원에서 5만 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 역시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관측되며 목표 주가가 7만 원에서 5만 5000원으로 조정된 바 있다.
게임주들이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된 것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12일 카카오게임즈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312억 3700만 원으로 1개월 전(255억 1100만 원) 대비 57억 2600만 원가량 증가했다. 펄어비스 역시 154억 5000만 원의 공매도 거래 대금을 기록하며 1개월 전(144억 9800만 원) 대비 9억 5200만 원 늘어났다. 이외에도 최근 6거래일(10월 5~12일) 동안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의 대차잔액은 각각 961만 주, 489만 주로 각각 5위와 8위에 해당할 만큼 상위권이다.
한편 전문가는 장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코스닥 시장의 특성상 금리 인상기에 하락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현금 창출 능력과 재무 리스크가 부각된다”며 “현재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거나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들의 주가가 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13일(현지 시간) 9월 CPI 발표 이후에는 11월 1~2일 열리는 FOMC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시장 기대치인 8.1% 수준으로 CPI가 발표되면 11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들이 모여 있는 코스닥지수에 압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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