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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콜 악몽 부활·부동산 PF 부실 심화…비은행권 유동성 리스크 커진다

[도처에 금융위기 약한 고리]

◆우리 경제 아킬레스건은

증권가, RP 매도때 외화수요 압박↑

금융불안지수 17.6…위기단계 근접

강원도 '레고랜드 ABCP' 부도 처리

부동산 PF시장 찬물…자금 얼어붙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고물가·고환율·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초반 금융시장을 위협했던 증권사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청) 문제가 재부상하는 가운데 강원 춘천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화 위험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긴축 강도를 더 높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는 경제 전반을 더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제위기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권에서 유동성 문제가 터져 나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 불안과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측정·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8월 17.6으로 위기 단계인 22에 근접했다. FSI는 지난해 6월 0.0까지 떨어졌으나 연준의 금리 인상에 맞물려 올해 3월 주의 단계인 8을 넘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강화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증권사의 마진콜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증권사가 예치 중인 증거금이 거래 개시 수준 이하로 떨어졌는데 마진콜에 대응하지 못하면 거래소는 반대매매를 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3월에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해 국내 증권사들이 대규모 달러 마진콜을 받으면서 단기금융 시장 불안을 키웠다.



한은은 이번에도 해외 주가가 급락해 해외 파생 거래 관련 마진콜로 증권사들이 추가 증거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인 외화 자금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도할 때 추가 담보를 납입하는 과정에서 자금 수요가 더 발생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와 고환율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환율이 절하되면서 마진콜 등이 외화 유동성을 압박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으로 (충격이) 전이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원도가 지급보증한 레고랜드 건설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처리되면서 부동산 PF 시장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PF 대출을 기반으로 2000억 원 규모의 유동화 증권을 발행했는데 이후 채무 불이행이 나타나면서 유동화 증권과 연관된 증권사를 중심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ABCP 파산 사태가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자금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점이다. 최근 부동산 호황과 맞물려 급격히 늘어난 부동산 PF 대출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권의 PF 잔액은 2014년 말 38조 8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112조 2000억 원으로 73조 4000억 원(189.2%) 급증했다. 비은행권이 68조 1000억 원(431%)이나 늘린 영향이다. 부동산 PF 대출은 개발 사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자금을 미리 빌려주는데 개발 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차질이 생기면 연쇄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강원 레고랜드 사태에서) 증권사가 채무이행 보증을 이행하기 어렵다고 하면 기업어음(CP) 발행금리가 확 오르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며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PF 등이 우리 경제의 취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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