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주말 이틀 동안 대형 K팝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비자 미발급에 따른 출연 가수 불참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미중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는 “주최 측은 이번 공연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K팝 행사’가 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계획이 급속도로 변경됐다”고 했다.
15일(현지시간)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 KAMP 글로벌이 주최한 ‘KAMP LA 2022’ 공연에는 전체 출연진 15팀 중 절반에 가까운 7팀이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K팝 스타들이 미국에서 콘서트를 하려면 별도의 공연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7팀이 공연 비자를 받지 못한 것이다. 불참 명단에는 뱀뱀, 전소미, 카이, 라필루스, 태연, 자이언티, 몬스타엑스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1일 차 공연은 당초 공연을 준비했던 8팀 중 5팀이 빠졌다. 이에 KAMP는 아티스트의 공연 시간을 늘리고 둘째 날 공연에 오를 두 팀을 1차에 투입했다. 이런 방식으로 라인업을 피원하모니, T1419, 모모랜드, 아이콘, 슈퍼주니어 등 5팀 출연으로 급조했다.
주최 측은 온라인 성명을 내고 “예측하지 못한 비자 문제, 아티스트와 기획사의 통제 밖에 있는 상황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예정대로 (미국)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런 소식을 알리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KAMP는 비자 발급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태연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너무 기다렸고 준비도 많이 한 공연이었는데 허탈한 마음”이라며 “팬들이 이번 일로 아무런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했다.
태연과 카이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도 SNS를 통해 “주최 측에서 공연 비자 승인 업무를 진행했고 모든 부분에 사전 협조했지만 최종적으로 비자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주최 측의 상황 파악이 지연돼 빠르게 알려드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팬들은 “주최 측이 팬과 아티스트를 모욕했다”, “주최 측이 비자 문제를 오늘에야 알게 됐다는 것은 뻔한 거짓말이다”, “재정적 손실과 정신적 충격을 보상받기 위해 주최 측을 고소하겠다” 등의 비난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에 KAMP는 신청 시한을 정해 15일 하루 티켓은 전액 환불, 이틀 공연 티켓은 50%를 환불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번 공연의 1일 차 공연 티켓은 198∼500달러(약 28∼72만 원)에 판매됐다. 공연 참석을 위해 동부 뉴욕에서 서부 LA까지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팬도 있었다.
티켓 예매자들은 “주최 측이 잘못한 상황에서 환불 시한을 정하는 게 말이 되냐”며 항의했다.
일부는 콘서트 관람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콘서트 입장이 시작됐지만 공연장 입구 주변은 한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대 주위의 스탠딩 구역을 제외한 좌석 곳곳의 빈자리도 눈에 띄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