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이후 종합병원 응급실 이용자는 줄었지만, 응급실 방문 후 1주일 내 사망한 환자의 비율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응급의료이용 변화'(김정주·김상미·신동교) 논문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논문을 보면 코로나19 이전 2년인 2018~2019년 연평균 응급실 방문 건수는 535만 4684건이었는데,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413만3723건으로 약 122만 건(22.8%) 급감했다.
1차 유행 때인 2020년 3월에는 2018~2019년 동기간 1달 평균보다 33.1% 줄었고, 2차 유행과 3차 유행이 있었던 9월과 12월에는 각각 35.0%, 4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이용자가 줄어든 것은 중증보다는 경증 질환 환자나 중증외상 환자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감소했지만, 응급실을 방문한 후 1주일 안에 사망한 사람의 비율은 큰 폭으로 늘었다.
응급실 방문자 10만 명 중 1주일 내 사망자 비율은 2018~2019년 평균 1246명이었던 것이 2020년에는 1652건으로 32.6% 증가했다.
이런 사망 비율은 특히 만 14세 미만 아동에게서 커서 2018~2019년 평균 37명에서 73명으로 2배 가까이(99%) 증가했다. 15세 이상의 사망률은 1547명에서 1882명으로 21.7% 늘어 상대적으로 증가 정도가 덜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응급실 방문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제한되면서 필수적인 부분의 접근성까지 제한되지 않았는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처럼 진료 성과가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의료 역량이 코로나19에 집중된 가운데, 비코로나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 대응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의료기관 폐쇄 등으로 의료기관 이용이 줄어든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한 고열 환자의 진료를 병원이 거부하거나, 병원의 일시 폐쇄로 수술 일정이 취소되는 사례가 꾸준히 나왔다. 고열을 동반한 산모가 응급실 병원을 찾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같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규모 신종감염병 발생 시에는 병상, 인력, 의료기술까지 새로운 감염병에 집중된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비코로나19 응급 질환에 대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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