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최신형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주변 국경 지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아파트를 덮쳤다. 전투기 조종사는 추락 전 탈출했으나 민간인 6명이 숨지고 19명 이상이 다쳤다.
18일(현지시간) 타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7일 성명을 통해 “수호이(SU)-34 전투기가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중 1개 엔진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에 떨어졌다”며 “전투기가 아파트 단지 마당에 부딪힌 뒤 연료에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조종사 2명은 추락 전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투기 추락으로 아파트 건물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6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약 25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현지 재난당국은 이날 오후 6시 20분쯤 9층 아파트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으며 아파트 1층부터 5개 층 총 2000㎡의 면적이 불에 탔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에는 사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들이 촬영한 동영상들이 속속 올라왔다. 아파트를 향해 날아가던 전투기가 엔진 부위에서 불꽃이 튀자 곧바로 추락해 폭발하는 장면도 있었다. 전투기가 추락한 아파트가 화염과 검은 연기에 휩싸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확인됐다.
한편 사고 관련 보고를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관련 부처 장관에게 현장을 방문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사고 직후 범죄 혐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국가수사위는 “군 조사관들이 사건 경위와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주지사는 전투기에 탄약이 실렸을 가능성을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SU-34는 대당 가격이 3600만 달러(약 517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 공군의 최신형 전폭기다. 러시아는 지난 3월 기준 SU-34 12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 15대 이상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이스크는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에 있는 인구 9만 명가량의 항구도시로, 아조우해를 끼고 우크라이나 전선과 인접해 있으며 러시아군의 대형 공군기지가 있다. 바다 건너편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에서 직선거리로 70㎞가량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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