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조트 업계가 10월 핼러윈 고객 잡기에 분주하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핼러윈 행사가 3년 만에 완전 재개되면서다. 여름 바캉스 시즌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매출 수단으로 이런 ‘서양 놀이’가 호텔·리조트에 깊게 뿌리를 내린 상태다.
핼러윈 행사가 주로 저녁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유통가 가운데 호텔·리조트가 가장 유리한 장소이기도 하다. 다만 핼러윈인 10월 31일이 올해는 월요일이어서 실제 행사의 절정은 28일 금요일과 30일 일요일 사이가 될 예정이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호텔 관내 전체에서 핼러윈 프로모션과 이벤트가 진행된다. 우선 레스토랑 그랜드 델리에서는 31일까지 오싹하고 귀여운 핼러윈 디저트와 음료가 판매된다. 초콜릿으로 만든 박쥐 장식의 ‘핼러윈 케이크’, 단호박맛 파이에 아몬드크림과 크럼블이 올라간 ‘핼러윈 호박 타르트’ 등 7종을 만날 수 있다.
핼러윈 호캉스를 위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34층 클럽 라운지는 멕시코 축제인 ‘망자의 날’을 모티브로 꾸며진다. 또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키즈 전용 패키지에서는 핑크퐁 핼러윈 포토존과 아기상어 가면 만들기 선물 등을 특별 증정한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1층 로비 라운지·바에서는 28~29일 이틀 동안 ‘루나틱 핼러윈’을 콘셉트로 한 스페셜 원더아워 파티가 준비된다. 중앙 천장에 커다란 달을 띄우고 으스스하고 이색적인 핼러윈 장식들로 채워진다.
또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핼러윈을 맞아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패키지와 아웃도어 프로그램 내놓았다. 우선 핼러윈 패키지는 그랜드 워커힐의 딜럭스룸 1박을 기본으로 한 ‘핼러윈 파크’와 비스타 워커힐의 딜럭스룸 1박이 포함되는 ‘핼러윈 나이트 아웃’ 등 2종이다. 21~23일 이용 가능하다. 포레스트 파크 내 마술쇼 등 핼러윈 이벤트 참가 및 아차산 전동카트 투어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비스타 워커힐에서 운영하는 커넥팅룸 패키지 ‘오 마이 패밀리’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워커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스튜디오 스위트룸 등 여유 있는 숙박 공간을 제공한다. 황은미 워커힐 총지배인은 “핼러윈은 이제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면서 “액티비티에서 파티까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남산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은 29일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별채인 더 페스타에서 ‘2022 핼러윈 나잇 파티’를 개최한다. 건물 내외부가 ‘죽은 자들의 날’을 콘셉트로 꾸며진다. 쏟아지는 붉은 조명과 곳곳에 장식되는 해골·거미줄 등 다양한 소품이 현장감을 한껏 더할 예정이다.
더 페스타 1층에서는 강렬한 비트가 함께하는 EDM, 2층에서는 힙합 디제잉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머쉬베놈 등 아티스트의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프리미엄 베이커리 ‘더 델리’는 핼러윈 맞춤 홈메이드 디저트와 음료를 21일부터 31일까지 선보인다. 핼러윈을 대표하는 빨강·주황·검정 컬러를 활용해 몬스터·악마·거미줄 등을 귀엽게 형상화했다.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는 ‘헬로~윈(Hello Ween)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11월 13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프로모션은 CJ ENM 투니버스의 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와 협업한 객실 패키지와 함께 실내 테마파크 ‘원더박스’, 호박 모양의 홀케이크 등 핼러윈 특별 디저트까지 풍성하게 마련됐다. 럭셔리한 시설에서 휴식과 미식·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도 제주 섭지코지와 평창에서 이달 말까지 가족 여행객을 위해 핼러윈 이벤트를 선보인다. 제주 플레이 라운지에서는 매일 밤 핼러윈 이벤트가 진행되는데 특히 29~30일 직원들이 무덤에서 되살아난 몬스터로 변신해 아이들과 트릭 오어 트리트(trick or treat) 게임을 펼친다. 평창에서는 아이들이 핼러윈 의상과 소품을 장착하고 특별한 추억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올해 핼러윈은 코로나19 거리 두기가 완전 해제되고 처음 진행되는 대규모 이벤트다. 관광 업계에서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10월 31일인 핼러윈은 이른바 ‘만성절 전야제’로 번역되는데 발상지는 아일랜드다. 가톨릭 종교의 모든 성인을 추모하는 만성절(All Saint Day·11월 1일) 전일의 축제라는 뜻이다. 성인의 표기를 ‘saint’ 대신 ‘hallow’로 쓰는 아일랜드에서 성인(hallow)과 전날 밤(evening)이 합쳐져 핼러윈(Halloween)으로 굳어졌다. 이어 미국에서 축제성 행사로 완성된다. 일부에서 ‘할로윈’으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우리말 표기법상 핼러윈이 맞다.
핼러윈 행사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초다. 외국인들이 많은 이태원과 외국계 학교, 이어서 대학가들에 퍼졌다. 일부에서는 ‘국적 불명 서양 놀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2010년대 이후 색다른 이벤트로 국내에 정착했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이벤트는 비수기인 10월에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번에는 더욱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최수문 기자 chsm@sedaily.com, 사진 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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