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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갑자기 찾아오는 '돌발성 난청' …골든타임 넘기면 청력 잃을 수도

■ 배성훈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확실한 원인 없이 3일내 급속히 청력 손실 진행

40%만 정상 회복…1개월 지나면 치료효과 감소

청력 보존하려면 무엇보다 조기 진단·치료 중요

평소 당뇨병 등 기저질환 잘 관리해야 예후 좋아


돌발성 난청은 확실한 원인 없이 수 시간에서 수일 이내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청각검사상 연속된 3개 이상의 주파수에서 30dB(데시벨) 이상의 감각신경성 청력손실이 3일 안에 급속히 진행된 경우에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한다. 일부 주파수에서 국소적 청력 손실이 있는 경우도 임상적으로 돌발성 난청에 준해 치료한다.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청력이 감소했거나 중이염 등 염증성 질환에 의한 난청은 돌발성 난청에 해당하지 않는다. 돌발성 난청은 대부분 일측성으로 발생한다. 저음역대의 돌발성 난청이 아닌 경우 재발은 드물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몇 연구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관장애를 원인으로 추정한다. 일부 환자들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청신경 종양 등이 돌발성 난청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혈액검사나 MRI(자가공명영상)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돌발성 난청의 가장 무서운 점은 영구적인 청력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청력이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40% 내외로 보고된다. 난청 발생 후 1개월이 지나면 치료의 효과는 매우 떨어진다. 따라서 귀가 잘 안 들리거나 이명,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즉각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청력을 잘 보존할 수 있다.

병원을 찾은 한 환자가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난청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난청 증상으로 내원하면 구체적인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문진이 이뤄진다. 난청이 발생한 귀 방향부터 △증상 발생 시기 △귀 먹먹함, 이명, 어지럼 등 동반 증상 유무 △중이염 등 다른 귀 질환 여부 △기타 기존에 앓고 있는 질환 등을 파악한다. 이후 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고막 진찰을 시행하고, 난청의 양상과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청각검사를 시행한다. 실제 오른쪽 귀에 돌발성 난청 판정을 받은 환자의 청각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오른쪽 귀의 청력을 나타내는 그래프(빨간색)가 왼쪽 귀의 청력 그래프(파란색)보다 아래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환자의 경우 왼쪽 귀의 기도 청력이 31dB인 데 반해 오른쪽 귀의 기도 청력은 88dB이다. 통상적으로 70dB이 넘으면 고도난청으로 진단한다. 단 돌발성 난청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난청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난청 증상이 발생했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자세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오른쪽 귀에 돌발성 난청 판정을 받은 환자의 청력 측정 그래프. 오른쪽 귀의 청력을 나타내는 그래프(빨간색)가 왼쪽 귀의 청력 그래프(파란색)보다 아래에 있는데, 이는 오른쪽 귀의 청력이 저하됐음을 나타낸다.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되면 일반적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 경구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경구 스테로이드를 복용해도 청력 회복이 불완전한 경우에는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추가로 시행해볼 수 있다. 기저 질환이나 전신 상태에 따라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이 어려운 환자는 초기부터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이나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은 청력 결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의 이점도 명확하지 않다. 스테로이드 요법 외에도 고압산소치료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으며 혈액순환 개선제, 혈관 확장제, 성상신경절 차단술, 이뇨제 등의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단 이러한 치료들은 아직 그 효과가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아 주치료법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평소 복용 중인 약물이나 기저 질환이 있다면 난청 치료에 앞서 반드시 담당 의사에게 정보를 알려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는 스테로이드에 의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혈당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복용 중인 당뇨약을 늘리거나 변경해야 할 수 있으므로 스테로이드 투약 전 담당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에 의해 혈압이 상승하거나 조절되지 않을 수 있어, 약제 조절을 위해 담당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그 밖에도 소화성 궤양, 골다공증 등이 스테로이드 치료 중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알려진 원인이 없는 돌발성 질환에는 특별한 예방법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돌발성 난청 치료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물론 금연, 금주 등으로 치료 예후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돌발성 난청의 예방법이다. / 배성훈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배성훈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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