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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실종에 국민은 없어"…벌써 시작된 그들만의 '광장정치'

광화문 광장서 '李 구속' '尹 퇴진'

3년만에 진보·보수 맞불집회 열어

국민은 관심 없는데 정치는 갈등만

22일 서울 시청역 일대가 대규모 집회로 인해 교통 정체를 빚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계기로 ‘광장 정치’가 되살아났다. 보수·진보 각 진영 모두 대규모 집회를 열며 세(勢) 대결을 펼쳤다.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었던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과거와 달리 중도층의 이목을 끌지는 못해 정치권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집회 정치를 종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정치의 실종이 결국 극한 수준의 광장 갈등으로 전이된다는 이유에서다.

22일 광화문 광장 일대에는 보수 단체와 진보 단체가 주관한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보수 진영은 동화면세점과 대한문 인근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촛불전환행동 등 진보 단체는 숭례문 교차로부터 태평로 교차로까지 이동하며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진행했다. 세종대로를 기준으로 양쪽에서 동시에 집회가 열린 셈이다. 양측은 서로 15만~30만 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고 주장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지만 여야가 강경 대치를 이어가고 있어 한동안 주말마다 맞불 집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보 진영에서는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고 있다. 집회에는 김용민·안민석 민주당 의원 등 현역 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의 경우 8일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다시 소환됐다. 이들은 ‘주사파 척결’을 내걸고 지속적인 대야 투쟁을 다짐했다. 현역 의원들도 맞불 집회에 가세하고 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탄핵을 운운하니 애잔하기 짝이 없다”며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탄핵이나 제대로 하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여야의 광장 정치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금은 여야 모두 양 극단의 핵심 지지층만 바라보는 상황”이라며 “양쪽 다 안정적인 지지 기반 확보가 목적이라 총선까지는 이런 식의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이대로 가면 여당과 정부가 더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여야 대립이 지속되면 정기국회가 파행을 빚을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국정 성과를 낼 수 없는 윤석열 정부가 더 큰 손해를 본다는 논리다.

정치가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 도리어 광장을 통해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국민들은 관심 없는데 정치권과 극단 지지층끼리만 불붙었다. 한마디로 그들만의 리그”라며 “평범한 국민들은 여야 모두 할 일은 하지 않고 싸움만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평론가 역시 “이번 시위 대결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한쪽으로 쏠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019년 서초동·광화문 집회처럼 대중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야권 중진 의원도 “이 상황에 서로에게 합리적 주장이 먹힐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정치는 완전 실종된 것”이라고 자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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