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 택시요금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주요 광역단체들이 잇따라 택시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 플랫폼 등으로 이직한 택시기사를 다시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처우 개선이 시급한 만큼 인상폭도 예년 수준을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21일 전국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현행 3800 원에서 내년 2월부터 4800 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인상률은 26% 수준이지만 심야택시 호출료가 올라가고 추가 할증요금도 붙는 등 실제 인상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의 움직임에 다른 지자체들도 택시요금 인상을 위한 검토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내년 초 택시요금 조정 연구용역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기본요금 인상폭을 확정할 방침이다. 인천시도 택시요금 인상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두 광역지자체의 인상폭은 서울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울산시도 최근 대중교통개선위원회 회의를 열고 택시요금 인상을 위한 조정안을 논의했다. 현행 3300 원인 수준을 4000원 안팎으로 올리고 심야할증이 적용되는 시작 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앞당기는 내용을 담았다. 울산의 일반택시 운행대수는 2017년 2026대에서 올 6월 1651대로 줄었다.
대전시도 이달 말 연구용역이 끝나는 대로 택시요금 인상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앞서 대전시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 7월 대전시에 요금 인상 건의서를 전달하며 기본요금을 인상하고 심야할증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전 4시로 확대해 할증률 25%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광주시도 기본요금 인상과 더불어 부제 운행 폐지 등을 검토 중이다.
현재 기본요금 3800 원인 부산시도 택시요금 인상을 위한 타당성 연구용역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마련 중이다. 특히 타 지자체의 택시요금 인상 움직짐을 면밀히 살펴본 뒤 요금 인상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시는 현행 3300 원인 택시 기본요금을 3800 원, 4000 원, 4200 원으로 인상하는 3개안 중 하나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택시운송조합사업연합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전국의 일반택시 등록 대수는 6만 5807대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 7만 9287대와 비교해 1만대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택시 운전자 수도 10만 2320명에서 7만 3468명으로 3만명 가까이 줄었다.
택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택시 운전자 수가 30%가량 줄어들면서 택시를 제때 잡지 못하는 등 승객들의 불편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며 “요금 인상과 함께 실질적인 임금 상승이 이어지야 택시업계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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