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078930)그룹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이 3차원 구강스캐너 강소기업 메디트를 3조원에 인수한다. 인수합병(M&A)에 전문성을 지닌 허태수 회장이 취임 3년차 만에 이룬 세 번째 빅딜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트의 최대주주인 유니슨캐피탈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날 GS-칼라일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메디트 지분 100%로 매각가는 약 3조원이다. GS컨소시엄은 앞으로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극대화해 의료 데이터 사업까지 확장할 경우 한 번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파악된다.
GS컨소시엄은 약 2~3주간 우선협상자 지위를 갖고 최종 주주간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지난 19일 매각 측이 진행한 본입찰에는 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각축전을 벌였다. GS는 지난해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과 배달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각각 사모펀드와 손잡고 인수하며 신사업 확장에 주력해 왔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지난 9월 7일 창립 이래 처음 연 전략보고회에서 “불황과 경기 위축 시기가 더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면서 “GS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은 협력사, 스타트업을 비롯해 사모펀드·벤처캐피탈 등 외부 파트너와 함께 신 사업을 일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GS관계자는 “휴젤이나 메디트처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나오는 기업 투자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려는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신약 개발 등 전통적인 바이오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메디트 인수를 위한 투자금 대부분은 칼라일이 부담했고 칼라일이 GS그룹에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하며 주도했다. 인수 후 경영진의 구성이나 이사회 참여 역시 칼라일이 적극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GS그룹은 칼라일이 메디트를 매각할 경우 우선 매수할 권한을 갖고 있어 수조원을 투자할 의지가 있다면 최우선으로 인수할 수 있다.
메디트는 치아 본을 뜨지 않고 구강 스캐너를 활용해 치과 진료를 할 수 있게 돕는 의료 기기 전문 기업이다.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2000년에 설립했다. 구강 스캐너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하면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05억 원, 영업이익은 1032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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