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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위기의 창업벤처 생태계 살려야

주영섭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전 중소기업청장)

혁신기술 개발에 공들였지만

경제복합 위기로 투심 '위축'

모태펀드 출자 규모 늘려주고

유망기업 대출·자금 지원해야





세계 경제에 진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위기의 적신호가 켜졌다. 경제 침체로 기업의 국내 및 해외 매출 감소 위험이 커지고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신3고 현상에 따른 전반적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갈등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며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의 리스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실물경제의 위기 상황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직결되고 있다.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채권시장의 충격은 금융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과 함께 자금 경색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수요 및 공급, 실물 및 금융 등 전체적 측면에 걸친 미증유의 복합 위기를 맞은 가운데 과거의 한쪽 측면 중심의 대책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경제 전체를 통합 관리하는 복합 대책이 시급하다.

날로 가중되는 복합 위기에서 국가 경제의 기둥인 기업의 생존과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자금 역량을 갖춘 대기업은 정부 도움 없이도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혁신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 제2 벤처붐으로 투자 유치를 통해 혁신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이 문제다. 물론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중요하나 단독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역량이 턱없이 부족해 그간의 혁신 기술 개발에 들인 많은 투자가 헛되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러한 유망 기업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위기 이후 다가올 글로벌 시장에서 큰 기회를 잡아 우리 경제의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정부의 시급한 지원 조치로는 무엇보다도 유망 기술 기업의 도산을 막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 및 마케팅을 위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벤처캐피털 업계의 자금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정부의 모태펀드인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의 투자를 받아놓고도 민간 투자자의 매칭 투자가 미뤄지거나 취소돼 결성하지 못하는 벤처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자연히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도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먼저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모태펀드 투자를 확대하며 혁신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에 투자할 펀드 조성 규모를 늘려야 한다. 내년 예산안에 예년 대비 대폭 축소 편성된 모태펀드 출자는 최소 예년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30~50%의 모태펀드 출자 비중을 한시적으로라도 60~80%로 대폭 올려 혁신기술펀드 조성의 숨통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당연히 이 혁신기술펀드를 운용할 벤처캐피털사는 물론 펀드에서 투자할 혁신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 선정은 보유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면밀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전제로 해야 한다. 기술보증기금의 우수 기술심사역이나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민간 투자자의 벤처펀드 투자에 대한 법인세 감면 확대, 민간 투자자로 금융기관의 펀드 출자 시 적용되는 위험자산 평가 기준의 한시적 완화 등 투자 관련 지원과 함께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 확대, 정부 연구개발(R&D) 지원, 우수 인력 유지를 위한 보조금 등 다양한 혁신 기업 보호 및 육성 조치가 시급하다.

투자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나 유망 기업의 대출 관련 지원도 시급하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한 무형자산 유동화, 회사채 기반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상환 기간 연장 등이 필요하다. 혁신 기업을 키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나 망하는 것은 순간이다. 우리 경제의 미래인 유망 혁신 기업 보호와 육성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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