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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핀둬둬





“우리는 세 살짜리 어린이에 불과합니다. 눈앞에 수많은 도전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혁신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2018년 7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알리는 타종 행사에 참석한 황정 핀둬둬 회장의 말이다. 그로부터 불과 3년 만에 핀둬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꺾고 이용자 수 1위를 차지했다.



황 회장은 1980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외곽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은 좋지 않았지만 수석을 놓친 적이 없을 만큼 영특했다. 그는 이공계 명문인 저장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로 유학을 떠나 석사 과정을 밟았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당시 유망 스타트업으로 부상한 구글을 선택했다. 2004년부터 구글에서 일한 그는 2006년 귀국해 구글의 중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자신만의 사업에 대한 갈증이 컸던 그는 2015년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를 세웠다. 핀둬둬는 ‘많이(多多) 끌어모으다(?)’라는 뜻이다. 가격에 민감한 중소 도시, 농촌 지역 서민층을 잡기 위해 공동 구매 방식에 기반한 박리다매 전략을 밀어붙였다. 핀둬둬에서는 혼자 구매할 때의 가격과 공동 구매 가격이 함께 표시되고 사람이 많이 모이면 할인 폭이 최대 50%까지 커진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마다 다른 쇼핑 페이지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쇼핑에 오락적 요소도 접목했다. 창업 3년 만에 나스닥 상장, 5년 만인 2020년 말 기준 전자상거래 이용자 수 1위 등 진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과 1인 지배 체제가 확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차이나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5대 중국 기업의 주가가 평균 14.5% 하락한 가운데, 특히 핀둬둬는 24.6%나 급락했다. 중국 지도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 불신을 반영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과거의 ‘계획경제’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시장의 자유와 혁신이 거세된 권위주의 국가에서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일자리는 사라지며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은 요원해질 뿐이라는 진리를 새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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