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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트레이딩업] 美서 찾는 ‘위기 극복’ 기회

박성호 KOTRA 북미지역본부장

양국 교역·투자 역대급 기록 속

韓 콘텐츠·소비재 진출도 활발

반·배·바 사업파트너 찾는 美에

우리가 손내밀고 ‘윈윈’ 꾀할 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자이언트스텝·킹달러 등의 단어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우리가 미국의 물가상승률·기준금리를 이처럼 신경 쓰며 살았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높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미국의 긴축 정책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우려가 깊어지고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에서 몇 가지 희망적인 요소도 발견된다.



먼저 한미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미국은 우리나라 제1의 수출대상국이었다. 전체 수출액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했다. 2010년대 들어 중국의 부상과 함께 그 비중이 10%까지 낮아졌으나 최근에 다시 상승해 올해 말에는 15% 정도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7월에는 처음으로 대미 수출이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9월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92억 7000만 달러로 역대 9월 수출 1위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대미 수출액 역시 사상 최대치인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간의 직접투자도 ‘역대급’ 투자 금액을 기대할 만큼 활발하다. 언론에 이미 우리 대기업의 대미 투자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미국의 대한 투자 신고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5.9%나 증가한 71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두 번째는 한국의 콘텐츠·소비재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확보에 도움이 된 콘텐츠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직접 지목했다고 한다. 일본인 지인은 요즘 공립도서관에서 영어 강좌를 듣고 있는데 이 드라마에 대한 감상문을 과제로 내줬다고도 했다.



이제는 맨해튼 어디를 가도 한국 노래가 들려오고 화장품·식품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KOTRA는 9월 뉴저지에서 한국상품전(K-lifestyle USA 2022)을 개최했다.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찾아온 현지인들에게 샘플로 나눠준 고추장·김치 등을 앞다퉈 받아 가려는 모습이었다. 전에는 이게 뭐냐고 꼬치꼬치 묻고는 했는데 더 이상 자세히 묻는 이들이 없었다.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심지어 배추를 소금에 절인 다음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무채 등을 버무려 국물을 자작하게 담근 백김치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뽐내는 방문객도 있었다.

필자는 이제 적어도 소비재와 콘텐츠 부문에 있어서는 ‘K’라는 말을 떼어도 된다고 자주 얘기한다. 지금의 해외 소비자들은 ‘K드라마’ ‘K소비재’처럼 굳이 ‘K’를 붙이지 않아도 한국의 것임을 알고 즐긴다. 어쩌면 ‘한류’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뉴욕 현지에서 한국 문화는 이미 그들의 일상이 됐고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시대의 풍조나 유행 등을 창조하고 대중화하는 사람 혹은 집단)가 됐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몸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얘기하고 있는 속에서 희망을 보고 싶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산업을 핵심 제조업 육성 분야로 선정하고 파트너 찾기에 바쁘다. 실제로 최근 북미 소재 무역관들은 현지 완성차와 부품 업체로부터 한국의 공급 업체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소비재에서 첨단산업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길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늘 그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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