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간 소비의 약 20%가 집중되는 연말 쇼핑 대목에 인플레이션의 파고가 덮칠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 시간) 미국 전국소매협회(NRF)는 11~12월 미국의 소매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9426억~960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비해 상당 폭 둔화한 수준이다. 2020년 연말 쇼핑시즌 매출은 전년 비 9.3%, 지난해에는 13.5%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CNBC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2%,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6.2% 올랐다며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고려하면 연말 매출은 사실상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은 유통가의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활짝 여는 최대 대목이다.
올해 말 미국 소비자들이 선물과 장식품·음식 등에 지출하는 비용은 지난 10년간과 비슷한 수준인 평균 832.84달러로 예상됐다. 고물가에 같은 금액으로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은 줄어드는 셈이다. 멧 셰이 NRF 대표는 “미국인들이 연말 소비에 한층 신중해졌다”며 “특히 식료품·에너지·주거비 상승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선물 구매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연말 쇼핑시즌을 위한 임시직 고용도 지난해의 66만 9800명보다 적은 45만∼60만 명으로 추산됐다.
컨설팅 회사들도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다. 앨릭스파트너스는 올해 말 유통 업체들의 명목 매출 증가율이 4~7%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딜로이트는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소매판매가 4∼6%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