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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골라 태우기' 때문?…심야호출료 유지한 우티 속내는[짜먹는 모빌리티]


마차와 기차, 자동차의 시대를 넘어 모빌리티가 이동의 미래로 떠오릅니다. 정부가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차 등을 상용화하겠다고 공언한 시점도 수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만, 이 기술은 여전히 낯설고 손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이 짜먹기 간편한 스틱으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기사들을 쓰고 읽으며 들었던 호기심에 대해 한 통만큼 취재한 다음, 한 스틱에 잘 담아내보겠습니다.





저녁 약속이 늦어질 때면 여전히 귀가 걱정이 앞섭니다. 지난달 초 국토교통부가 심야 택시 승차난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택시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플랫폼 택시 업계들도 하나둘 정부 대책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택시 요금과 직결되는 부분은 심야 호출료일텐데요, 국토부는 기존 3000원까지 받을 수 있는 심야 시간대 탄력호출료를 교통 사정에 따라 최대 5000원까지 올릴 수 있게 했습니다. 대신 반대급부로 목적지를 표시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돈을 더 내는 만큼 목적지에 따라 승객들을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호출료 인상 대신 ‘프로모션 카드’ 꺼낸 우티


카카오모빌리티가 여전히 플랫폼 택시 업계의 압도적 강자로 군림하는 상황에서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회사 우티는 타 회사들과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심야 대책이라는 변수 이후 상황에서 남다른 전략을 통해 점유율을 더 높여보겠다는 심산으로 읽힙니다. 호출료를 더 받는 대신 기사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승객 골라잡기로 이어지는 목적지 표시를 유지하는 게 골자인데요,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견제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플랫폼 택시 업계의 경쟁은 결국 얼마나 더 많은 기사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냐의 경쟁으로 이어집니다. 이번 탄력 호출료와 관련해 기사들을 유인할 수 있는 지점은 두 가지가 있겠는데요, 하나는 늘어난 호출료를 얼마나 기사들에게 분배할 것이냐 입니다. 지금 카카오모빌리티, 타다, 티머니택시 온다 등 대부분 플랫폼 택시 업체들은 늘어난 호출료의 90%를 기사들에게 분배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실상 많은 국회의원들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이에서 오간 분배 비율이 그대로 이어진 비율입니다. 하지만 우티는 야간 호출료를 더 받아 수익을 늘릴 수 있음에도 현행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견 기사들을 되레 빼앗기는 정책이 아닌가 싶은데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우티는 애초부터 호출료 전액을 기사들에게 분배해 왔기 때문입니다.

우티는 호출료를 2000원 올리는 대신 기존에 이어왔던 기사 대상 프로모션을 올 연말까지 연장하는 카드를 뽑아 들었습니다. 운행 때마다 중개 택시에는 1000원, 가맹 택시에는 4000원을 추가 지급하는 것입니다. 앞서 호출료 전액 분배분까지 더하면 가맹 택시 기사는 운행마다 최대 7000원을 더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짧은 거리를 여러 번 태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기사들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곱지 않습니다. 물량 공세라는 건데요, 아직 수익성이 좋지 않은 모빌리티 업계로서는 우버와 SK라는 해외 자본 및 국내 대기업 지원을 업고 우티가 벌이는 물량 공세가 눈엣가시일 것입니다.



호출료 유지, 목적지 미표시 부담됐나?


또 다른 하나는 목적지 표시 여부입니다. 택시 기사들에게 승객들의 목적지가 중요합니다.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입니다. 택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는 심야 시간대 유독 택시가 잡히지 않는 여러 이유 중 하나기도 합니다. 특히 승객을 내려주고 다른 승객을 다시 태울 수 없는 지역, 상권 형성이 잘 안돼 있는 외진 지역으로 향하는 승객들은 레이더 밖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기사들로서는 목적지가 표기되는 것을 선호합니다. 수익을 예측하고 디자인할 수 있으니까요.

우티는 국토부 대책이 나온 이후에도 심야호출료를 받는 택시들에게 여전히 목적지를 표기해주고 있습니다. 우티로서는 심야 탄력호출료를 추가로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해오던 것처럼 목적지를 그대로 미표시할 수 있지 않냐는 논리를 내세울 수도 있겠습니다. 이미 프로모션을 연장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목적지 미표시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야간 호출료 인상을 머뭇거리는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기도 합니다. 승차난 완화를 위해 업계가 손을 잡고 목적지 미표시에 한 뜻을 보이고 있는데 우티만 여기서 빠져 몸집 키우기에만 열을 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방침 준수하겠다” 우티 대표 발언 재조명되기도


택시 정책이 바뀌면 플랫폼 기업으로선 개발 공력이 추가로 들게 마련입니다. 말 그대로 가격이 ‘탄력’적으로 결정되는 만큼 가격 도출 매커니즘도 늘어난 가격에 맞춰 재설계해야 하고,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게 코드도 다시 짜는 등 인력이 추가로 투입돼야 합니다. 사실 우티를 향한 목적지 미표시 요구는 이전부터 있어 왔습니다만 우티는 본사에서 그때마다 개발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우버 진출 당시 당국 방침을 잘 따르겠다던 우티의 입장이 재조명되기도 합니다. 우티는 지난 2013년 한국에 최초 진출했을 당시 서울시 등 당국과 갈등을 겪었습니다. 때문에 지난해 합작 회사 형태로 다시 진출하면서는 톰 화이트 우티 대표가 ‘각별히 정부 방침을 준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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