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가 ‘추도’의 시간에서 ‘추궁’의 시간으로 빠르게 바뀌고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6명을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총 154명을 참고인 조사했으며 세부적으론 서울청 2명, 용산서 14명, 신고자·목격자·부상자·인근 업소관계자 등 138명”이라며 “입건자는 총 6명이고 서울청 류미진 총경, 전 용산경찰서장 이임재 총경, 용산서 정보과장 및 계장, 용산구청장,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했다”고 말했다.
류 총경과 이 전 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류 총경은 참사 당시 상황실이 아닌 자신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사고 발생(29일 오후 10시 15분 추정) 뒤 1시간 24분이 지난 밤 11시 39분에 상황실에 복귀해 업무를 태만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서장은 참사 전 사고 위험성을 알리는 보고를 받고도 관용차에서 1시간 가까이 머무는 등 늑장대응과 늑장보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 삭제에 관여된 정황이 포착됐다. 특수본은 "해당 보고서가 경찰청 첩보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사실과 이 보고서가 72시간이 지난 뒤 자동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10월 26일 작성된 문건은 보고서 작성자의 컴퓨터에 있는 원본 한글 파일이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보고서가 자동 삭제된 이후 용산서 간부가 '임 보고서가 삭제됐으니 문건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는 취지로 회유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태원을 관할구역으로 뒀지만 사고예방을 소홀히 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119신고 처리와 경찰공동대응 요청 등에서 문제가 발견된 용산소방서장 등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됐다. 특수본은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발생, 접수된 경찰 공동대응 요청, 119 신고에 대한 처리가 적절했는지, 구조 활동 내용, 핼러윈 데이 소방안전대책 문서, 당일 실제 근무 내용 등을 분석한 뒤 혐의가 있어 입건했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기초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들을 신속하게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참사 당시 지휘체계 붕괴 등 책임이 있는 경찰 수뇌부에 대한 수사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특수본은 “필요한 수사 절차를 모두 해나갈 것”이라며 “성역없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사고 원인 제공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일명 ‘토끼머리 띠 남성’은 조사결과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또 아보카도 오일을 거리에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각시탈’에 대해 특수본은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빔으로 확인됐다”며 “CCTV를 통해 확인했고, 사진촬영 위치도 현장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각시탈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특수본은 각종 매뉴얼 등 현물 611점과 녹취파일 등 전자정보 6521점, 휴대폰 2대 등 총 7134점을 압수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 또 참사 현장 인근 CCTV 영상 57개와 SNS 영상 등 78개, 제보 영상 22개 등 총 157개 영상에 대해서도 1차 분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본은 지난달 31일 국과수와 함께 진행한 1차 합동 감식으로 확보한 3D 스캐너 계측 결과를 토대로 지리 위험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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