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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경쟁' 건전성 악화 우려에도…연일 최고치 찍는 저축은행 금리

금융당국 '자제' 메시지 안먹혀

6개월물 상품 절반 이상 연 4%

일부 6% 넘는 특판까지 나와

마진 축소 불보듯·건전성 우려도





‘과도한 금리 경쟁 자제하라’는 금융 당국의 메시지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에는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6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6%를 훌쩍 넘어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다 과도한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이 건전성 악화의 주범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체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6개월 만기가 연 3.95%, 1년 만기가 연 5.46%였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일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6월 말과 비교해 6개월물은 2.15%포인트, 12개월물은 2.39%포인트씩 급등했다.

평균 금리 상승을 부추긴 것은 중소형 저축은행이다. 부산의 국제저축은행은 이날 ‘꿈 찾아 정기예금’ 6개월물 금리를 기존보다 2%포인트나 인상했다. 현재 금리는 연 5%로 평균 상품 금리보다 1.05%포인트 더 높다. 진주저축은행도 과거 연 5.2~5.35% 수준이던 6개월, 12개월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이날 모두 0.3%포인트씩 인상했다. 이 밖에 스타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6%를 찍었고 대신·세람·더케이·동원제일·조은저축은행 등의 금리 역시 연 5.4~5.5%에 달한다. 6개월물 금리 192개 상품 중 절반 이상인 107개의 금리가 연 4% 이상이었고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역시 총 272개 중 135개 상품 금리가 연 5.5% 이상으로 설정됐다.

저축은행들의 이 같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은 주로 수신을 통해 여신 자금을 조달하는데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제한된 상황에서 수신 금리가 오르면 마진은 그만큼 축소되기 때문이다. 또 무리하게 금리를 올렸는데도 자금이 모이지 않으면 예대율을 맞추지 못해 건전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들의 울며 겨자 먹기식’ 예·적금 금리 인상을 막기 위해 1일 예대율 규제를 기존 100%에서 110%로 6개월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예금 잔액보다 대출 잔액이 10% 더 많아져도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 지나친 수신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업권의 금리 인상이 멈추지 않는 것은 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탓이다. SC제일은행은 1일 수신 상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올리며 1금융권 최초로 연 5%대 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광주은행의 ‘호랏차차디지털예금’,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 1년 만기 금리도 각각 최고 연 5%, 4.95%에 이른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KIF)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가 저축은행들의 전반적인 수익성 둔화를 유인할 것”이라며 “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면서 취약차주 및 일부 소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상당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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