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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김만배 약속 안지키자 유동규에 "이 양반 미쳤구만" 격분

정진상 정무조정실장 압수수색 영장에 드러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1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소유주 김만배씨가 '이재명 측근 3인방'에게 대장동 사업 수익의 일부를 주기로 했다가 약속을 지키지 않자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씨와 정 실장·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간의 지분 변동 구조가 적시됐다. 영장에 따르면 김씨는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공모 절차를 앞두고 화천대유를 설립한 뒤, 고급 유흥주점에서 민간 개발업자인 남욱·정영학씨와 만나 배당 지분을 논의했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남씨에게 '너는 25%만 가지고 빠져 있어라. 정영학도 16%만 받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내 지분이 49.9% 정도인데 실제 나의 지분은 12.5%에 불과하고 나머지 37.4%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다'라고 말했다. 애초 김씨는 남씨에게 35%를 약속했으나 이를 축소했다.

정 실장은 이 같은 '이재명 시장 측 숨은 지분'을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보고 받았다는 게 검찰의 조사 결과다.

이후 김씨는 정 실장의 관여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사업 민간업자로 선정되자 말을 바꾼다. 2015년 6월 정 실장에게 "너네 지분이 30%가 되니까 필요할 때 쓰라. 잘 보관하고 있을게"라는 취지로 말했고 정 실장은 "뭐 저수지에 넣어둔거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7.4%포인트 축소를 받아들인 셈이다.



김씨는 이후 천화동인 1∼7호를 설립한 뒤, 실제로 배당 지분의 30%를 보유한 천화동인 1호를 정 실장·유 전 본부장·김 부원장 몫으로 배정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후 사업이 진행돼 총 5916억 원의 배당을 받게 되자 김씨의 말은 또 달라진다. 2020년 10월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지분 30% 전부를 주기는 어렵고 나의 지분(49%) 중 절반인 24.5%(700억 원)만 주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 사실을 유 전 본부장에게 보고받았다고 한다.

검찰은 김씨가 돈 지급 방법을 논의한다는 이유로 약속을 차일피일 미룬다는 판단이 서자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이 양반(김만배) 미쳤구만"이라며 화를 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진술은 유 전 본부장에게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결국 지난해 2월경 김씨에게 20억 원을 달라고 직접 요구했다. 그러자 김씨는 "3분의 1은 유동규 자식에게, 3분의 2는 유동규 형들(정진상, 김용)에게 직접 줘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또다시 '3인방'에게 줄 돈을 줄였다. 그는 "24.5% 금액에서 공통비, 유 전 본부장이 선급금 형태로 먼저 받아 간 자금 등 관련 비용을 공제하면 428억 원이 남는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일련의 과정에서 정 실장이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으로서 김씨의 청탁을 받고, 부정한 행위를 한 후 뇌물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보고 부정처사 후 수뢰죄를 영장에 적시했다.

정 실장은 그러나 "단언컨대 그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일이 없고 부정한 결탁을 도모한 사실도 없으며, 482억 약정설도, 저수지 운운 발언도 그들의 허구주장일뿐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김씨 측도 이 같은 혐의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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