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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투기등급 상장사 40%, 돈 벌어 이자도 못내

90곳 중 36곳이 '좀비기업'

상반기 이자보상배율 1 미만

바이오 헬스·의류업에 집중

내년도 암울…"투자 주의해야"





신용등급 BB+ 이하로 투기 등급인 상장사들 중 40%가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중금리는 계속 오르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데다 자금 시장은 여전히 경색된 상황이어서 이들 상장사에 대한 투자심리는 한층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가 17일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BB+급 이하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상장사를 상대로 전수조사한 바에 따르면 BB+ 이하인 상장사는 90곳이며 이 중 36곳이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회사채 발행은 투자 적격 등급인 BBB 이상부터 가능해 BB+ 이하면서 이자보상배율도 1배 미만인 상장사는 상당한 자금난을 겪으며 정상 경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으로 영업 실적과 이자 부담이 큰 곳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집중됐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낮은 메디컬 뷰티케어 플랫폼 서울리거(-9.36배)는 올 상반기 3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자비용과 외화환산손실 등 금융비용도 3억 4000만여 원에 달했다. HLB생명과학도 이자보상배율이 -8.85배로 상반기 58억 원의 영업손실에 금융비용은 7억 원을 부담했다. 아울러 비보존제약(-2.7배)과 이원다이애그노믹스(-1배) 등도 재무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소매 업종인 의류 부문 기업들도 실적과 재무 상황이 좋지 못했다. 소비 양극화 속에 중저가 브랜드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TBJ, 앤드류(ANDE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한세엠케이의 이자보상배율은 -5.93배, 골프복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3.73배를 기록했다. 예작과 캐리스노트 등 여성복을 판매하는 형지I&C는 0.53배, 트라이와 비비안 등 속옷 브랜드를 보유한 쌍방울은 0.02배에 그쳤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도 이자보상배율이 -2.23배를 기록해 재무 완충 여력이 위태롭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금호에이치티(0.24배), 티웨이홀딩스(-0.11배) 등도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상장사의 금융비용은 하반기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자금 조달도 한층 어려워졌는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경제 환경이다. 당장 증시에 상장한 중소·중견기업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우면 의존하는 메자닌(CB·BW·EB) 채권 발행이 올 들어 급감했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채권의 올해 발행은 이달 17일 기준 5조 4896억 원으로 지난해(11조 8165억 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기업어음(CP) 등 단기 증권 발행도 크게 위축돼 10월 한 달간 발행된 A2급 이하 단기 채권은 1조 68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3198억 원 대비 27.5% 줄었다. 실제 최근 단기자금 시장에서 CP를 발행한 A2급 이하 기업은 한화·롯데건설·카카오엔터테인먼트·SK렌터카·LX하우시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대부분이다.

채권 발행은 힘들어지는데 대출금리는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9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신규 기준)는 4.87%로 2014년 1월 이후 가장 높고 기존 대출 잔액의 72.7%는 변동금리로 최근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여기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하향 전망하는 등 기업들의 영업 환경은 악화 일로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들어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기업들의 채무 이행 능력은 내년까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때와 달리 지금은 대출 같은 당국 지원도 줄고 자산 매각 등 기업들의 자구책 강구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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