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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페터르 베닝크 앞에서…尹·뤼터 “반도체 협력 더 늘리자”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정상회담 전 반도체 총수들과 차담회

공급망관리 위한 민간협력 지원 논의

EUV 노광장비 안정적 확보 기대

尹, 베닝크 CEO에 추가 투자 요청도

원전 관련 전문가 대화체 신설하고

수소·우주 등 첨단기술 협력도 확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반도체 부문의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 부문을 지원”한다는 데 합의했다. 반도체 제조와 생산 분야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상호 민간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반도체 패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공동성명을 통해 “반도체 산업 간 기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6월 말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 나왔던 “양국 간 반도체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협력”이라는 표현보다 한층 심화됐다. 윤 대통령은 발표문에서 “두 정상은 경제가 안보이고, 안보가 경제인 시대에 양국 간 경제안보 분야 파트너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반도체 생산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 간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회담 시작 전부터 반도체 분야 협력이 회담의 주요 의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그룹 회장,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 반도체 기업 주요 인사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정상들과 이례적으로 차담회를 가진 것이다. 앞서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미국·가봉·인도네시아·독일 등과의 양자 회담에서는 없었던 일이다. 윤 대통령은 베닝크 CEO에게 ASML의 2400억 원대 규모의 경기도 화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언급하며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며 추가적인 한국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양 정상이 민간 부문 협력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안정적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다. 한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9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장비 수입의 77.5%를 미국·일본·네덜란드 3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EUV 노광 장비 생산의 경우 네덜란드의 ASML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문제는 ASML이 대당 2000억 원이 넘는 이 장비를 연간 40~50대밖에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세대 반도체 패권 경쟁이 벌어지면서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굴지의 반도체 제조사들이 ASML 제품을 한 대라도 먼저 들이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5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TSMC는 현재 100대 이상의 ASML EUV 노광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재 삼성전자는 30대 이상, SK하이닉스는 5대 내외의 EUV 노광기를 보유해 TSMC EUV 인프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EVU 노광기 확보가 이뤄진다면 한국 반도체 기술 수준이 퀀텀 점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양국은 핵심 이익인 반도체에 이어 원전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네덜란드는 현재 원전 1기만을 운용 중인데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신규 원전 2기(1500㎿급)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양 정상은 원자력에 관한 양자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정보를 교환하고 이해관계자 간 조정 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급 대화체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또 수소경제, 스마트 농업, 우주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또 안보·기술·경제가 융합되고 있는 시대에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2016년 포괄적·미래지향적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6년 만의 격상이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높아진 북한의 도발 수위에 대해 양국이 공동으로 규탄하고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네달란드의 지지 의사를 이끌어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국전쟁 때 네덜란드 청년들의 희생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한·네덜란드가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주의 등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네덜란드는 한국전쟁 당시 구축함 1척과 함께 총 5322명을 파병해 그중 120명이 전사하고 645명이 부상을 입었다. 윤 대통령은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내년 윤 대통령을 국빈 방문 형식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에 감사를 표하며 향후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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