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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비의 왕





영국의 인류학자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저서 ‘황금가지’는 인류의 정신 발전을 기술한 인류학의 고전이다. 1890년 첫 출간된 뒤 보완을 거듭해 1936년 13권으로 완성된 방대한 저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문명이 미신·주술에서 종교로, 종교에서 과학으로 발전했다고 역설한다. 프레이저는 기본적으로 로마 시대 이전 로마 인근 네미 호수와 숲에서 진행됐다는 사제 전승 의식에서 나타난 황금가지 신화에 천착해 이런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는 연구를 위해 전 세계의 민간에 퍼져 있는 전설·신화·민담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했다.

신화 속 네미 숲에는 디아나(그리스 신화의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모시는 한 그루의 성스러운 나무와 황금가지, 그리고 이를 지키는 사제가 있었다. 이곳의 사제가 살해되고 새로운 사제가 등장하는 게 되풀이됐다. 황금가지는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로 고대 아리아인들이 숭배한 나무다. 프레이저는 이 시대의 사제는 동시에 왕으로서 인간·신의 중개 역할을 넘어 그 자체로 숭배받았다고 봤다. 왕이 제때에 비와 햇빛을 내려 곡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하면 살해 당하고 새 왕으로 대체됐다는 것이다. ‘비의 왕(king of rain)’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알렉산드르 두긴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헤르손 철수와 관련해 푸틴을 비판했다. 두긴은 “절대 권력자는 나라를 지킬 책임이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비의 왕’과 같은 운명이 기다릴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가 ‘왕 살해’라는 얘기까지 들먹이며 푸틴을 겨냥하자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 줄면서 2분기 연속 역성장으로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 러시아는 전쟁 물자 부족으로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에까지 손을 내밀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런 명분 없이 힘으로 이웃 나라를 무자비하게 짓밟았으니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러시아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유민주·인권·법치 등 올바른 가치가 지켜지는 부강국을 만들어 미래 세대에 넘겨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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