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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머니무브'에…당국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 자제" 경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경제부담

업권별 긴밀히 모니터링중

시장교란 행위땐 엄정조치"


최근 주식·암호화폐 등 위험 자산에 투자됐던 자금이 다시 은행 예적금으로 돌아오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심화하자 금융 당국이 23일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자마자 시중은행들이 기다렸다는 듯 예적금 금리를 따라 올리며 자금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협회, 연구 기관, 업권별 금융회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권 자금 흐름(역머니무브) 점검·소통 회의’를 열고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는 은행권, 대형 금융회사, 법인·기관투자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근시안적인 수신 금리 인상 과당경쟁을 자제하라는 주문이다.

참석자들은 최근 금융시장 내 일련의 자금 흐름이 글로벌 긴축에 따른 급격한 금리 상승, 시장 불확실성 증가로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생긴 이례적이고 특이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연말 결산을 앞두고 변동성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 2000억 원으로 한 달 만에 47조 원이나 급증했다. 사상 최대 증가 폭이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시중은행에서 연 5%대 예금이 등장한 영향이다. 대형 은행이 금리를 올리며 자금을 빨아들이자 보험·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며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이 같은 은행권 자금 쏠림이 지나치다는 판단하에 밀착 점검을 예고했다. 업권별 자금 흐름 현황 및 리스크 요인 등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장 내 불안감을 조성하는 시장 교란 행위는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연구 기관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국내외 사례 분석 등을 통한 자금 쏠림 대응 방안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단기자금시장·채권시장·외환시장 등의 안정화를 위한 정부와 금융권의 시장 안정 조치 진행 상황도 점검했다.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도 금융지주와 은행권이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대출 등 자금 지원과 함께 기업어음(CP)·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전자단기사채 매입,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일반 머니마켓펀드(MMF) 운영 규모 유지 등 노력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하나은행(6000억 원)에 이어 우리은행(9000억 원)도 한전의 운영자금 차입을 위한 입찰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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