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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큰 폭 올려라” 댓글 진짜일까…실제론 관심 없거나 美 의식 [조지원의 BOK리포트]

SM C&C 의뢰해 2500명 대상 설문

한은 금리 인상 적극적 평가가 많아

4명 중 1명은 적정 최종금리 3.0%

4.0% 이상은 "美 금리 격차 우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1일 서울의 한 은행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우리도 울트라스텝(1.00%포인트 금리 인상) 밟자.”

(한은 12일 '빅스텝' 밟아도…美 3주 뒤 '자이언트' 땐 금리차 1%P로 확대 10월 11일자 기사 댓글)

“우리나라도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야지. 외화 다 빠져나가 외환위기 오고 싶냐?”

('매파 연준'에 한은도 화들짝…이달 빅스텝 고민 깊어진다 11월 3일자 기사 댓글)

“0.75(%포인트) 올려도 시원찮은데 뭔 소리?”

("한미 금리차 확대 불가피"…베이비스텝 군불때는 금통위 11월 15일자 기사 댓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 0.50%에서 지난 10월 3.00%로 불과 1년 2개월 만에 250bp(1bp는 0.01%포인트) 올리는 과정을 줄곧 취재하고 보도하면서 항상 궁금했던 것이 있었다. 기준금리 상승은 가계대출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고통을 수반하기 마련인데 인터넷 포털 댓글은 오히려 한은에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댓글 반응과 달리 한국은행 내부는 물론이고 경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 올리는 것에 매우 신중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인터넷 댓글이 결코 전체 여론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난 1년 2개월 내내 비슷한 댓글 반응이 의아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인지, 왜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고 하는 것인지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한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인식을 설문 조사를 통해 살펴봤다. 통화정책이 여론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 경제 전문가가 아닌 이들은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아보는 차원이다.

설문 결과 한은의 금리 인상이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없이 3.0% 수준에서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소 우세해 댓글 여론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4.00%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는데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을 따라가지 않으면 제2의 외환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주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가 없거나 통화정책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금리 인상 영향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 17일 저녁 서울 명동 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경제가 SM C&C의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Tillion Pro)’에 의뢰해 20~60대 성인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는 지난 1년간 한은의 금리 인상 정책에 대해 매우 적극적(12.9%) 또는 적극적(26.1%)이라고 평가했다.

소극적(16.2%), 매우 소극적(5.4%)이라고 한 응답자는 21.6%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은이 소극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는 인터넷 댓글 반응과 달리 이번 금리 인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고 보는 셈이다. 고금리 시대를 겪었던 50~60대(45%)일수록 20~30대(32%)보다 한은의 금리 인상을 적극적이라고 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응답자 39%는 적극적이거나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자료 제공=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


한은의 적정 최종금리 수준을 묻자 25.8%가 3.0%로 현 수준에서 추가 금리 인상 없이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4명 중 1명은 금리 인상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3.50%로 50bp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22.9%로 뒤를 이었다. 이창용 총재가 지난달 최종금리로 언급한 3.5% 수준에 부합하는 답변이다. 3.75%로 75bp 인상해야 한다는 답변도 17.9%를 차지했다. 4.00%(11.0%)나 4.25% 이상(11.2%)도 22%가 넘는 답변을 받았다.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월 이자 부담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묻자 응답자 5명 중 1명은 20만~50만 원이 늘었다고 답변했다. 월 50만~100만 원이 15.1%, 월 10만~20만 원이 13.2% 등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없다는 답변이 30.9%를 차지했지만 월 100만 원 이상 이자 부담이 늘었다는 답변도 5.8%에 달했다.

한국은행 적정 최종금리에 대해 25.8%가 3.00%로 현 수준에서 동결해야 한다고 했지만 4.0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22.2%가 나왔다. 자료 제공=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


세부적인 답변 내용을 살펴보면 최종금리를 4.0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낸 응답자는 대부분 한미 금리 격차를 우려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다 반영하지 못했다.”(40세 남성·대구), “미국에 비해 금리가 높지 않다.”(57세 여성·경기도), “미국 금리와 어느 정도는 맞춰야 한다.”(52세 남성·인천), “미국에 비해서 아직도 남은 금리”(51세 남성·서울) 등 반응이 쏟아졌다. “아직은 인플레이션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50세 남성·충청북도) 등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의견은 일부 제기됐다.

인터넷 댓글과 달리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이들은 이자 부담 등을 호소했다. “물가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자도 생각했으면.”(67세 남성·경상북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급격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국민 입장에서 참 힘드네요.”(61세 여성·충청남도), “금리만 인상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62세 남성·전라북도)라고 한 이들은 최종금리를 3.00~3.25%로 골랐다. “한국은행이 너무 미국 눈치를 보는 것 같다.”(39세 남성·충청북도)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호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26세 여성은 최종금리로 3.5%로 고른 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서민들을 생각하면 지금의 금리 인상을 다소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라면서도 “미국의 금리 인상분을 따라가며 외국인 투자를 놓치지 않기 위한 측면으로 생각했을 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거주 33세 여성은 “한은이 적극적으로 올렸지만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으로 한미 금리 역전이 지속되기 때문에 한은이 어떻게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은 구체적 의견을 내지 않은 가운데 별 관심이 없다는 이들도 다수였다. “딱히 생각 없다.”(28세 여성·서울), “생각 없음”(52세 남성·서울), “별로 와닿는 느낌이 없다.”(45세 여성·경상남도),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52세 여성·서울), “나에게 해당사항이 없어서 판단 보류”(30세 여성·경기도) 등이 나왔는데 이들은 주로 부채가 없다고 응답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Bank of Korea)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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