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사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정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대학교수 시절부터 4대강 사업에 줄곧 반대해온 박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에서 보 해체 결정을 이끈 바 있다.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박 사장은 25일 환경부에 사의를 밝혔다. 사유는 ‘일신상의 이유’다. 당초 박 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였다. 임기를 3개월 앞두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박 사장은 인제대 교수 시절부터 4대강에 반대해왔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4대강조사평가위원회 수리·수문분과위원장을 맡았다. 그가 활동한 4대강 조사위는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중 세종보와 죽산보는 해체하고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2020년 2월 수자원공사 사장 취임식에서도 “4대강 사업 이후 자연성이 훼손된 하천 복원과 관련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댐과 보로 수익을 올리는 공기업에 보 해체에 앞장선 교수가 수장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편 박 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까지도 여러 행사에 참여하고 기고를 투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에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서도 박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수공의 정기 인사가 결정된 직후 박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댐과 보 운영에서 전임 정부의 색깔을 남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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