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금시장 경색 우려를 막기 위해 은행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추가 유동성 조치에 나선다는 소식에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뛰어올랐다. 또 취임 이후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경고장을 날렸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과 관련해 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은 전일 대비 4.67% 오른 5만 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과 함께 4대 지주로 묶이는 하나금융지주(086790)(4.54%), 우리금융지주(316140)(4.12%), 신한지주(055550)(2.89%)도 줄줄이 상승 마감했다.
금융주 상승에는 정부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예대율 규제 등 금융권 유동성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정부는 은행 예대율 규제를 추가적으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예대율 여력 확보를 위해 정부 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대출, 관광진흥개발기금 대출 등 11종의 대출을 예대율 산정 시 대출금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예대율이 0.6%포인트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며 8조 5000억 원의 추가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장이 은행·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에 금융 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전일 이 원장은 국내외 금융권 애널리스트와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은행·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 및 가격 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존중하고 금융 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며 “감독 행정의 투명성을 높여 시장 참여자들이 예측 가능한 규제·감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이 원장은 취임 이후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예대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어제 정부가 예대율 규제를 완화해주겠다고 밝히며 금융주들의 이자 지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이 원장의 발언으로 배당 기대감이 커진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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