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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남도 링크스서 ‘굿샷’…새콤달콤 간재미초무침에 ‘캬~’

겨울철 국내서 즐기는 1박2일 골프 여행

사우스링스영암, 수준 높은 45홀 코스 인기

캐디 없는 ‘셀프 라운드’에 합리적인 비용

라운드 후 맛기행까지…‘가성비 갑’ 코스

물 속에 들어앉은 듯한 사우스링스영암 전경. 사진=사우스링스영암 제공




찬바람의 계절이 찾아왔다. 으레 동남아시아로 떠나는 해외 골프 투어를 떠올리지만 시간과 비용 등의 제약을 고려하면 국내로 떠나는 1박2일 골프 여행도 고려해 볼 만하다. 여러 골프 여행 후보지 중에서도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영암CC는 스코틀랜드 스타일의 수준 높은 코스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드를 즐기고 남도 맛 기행까지 할 수 있는 ‘가성비 갑’ 골프장으로 꼽힌다.

사우스링스영암은 총 45홀 규모다. 링크스 코스의 세계적 권위자 카일 필립스가 만든 18홀(카일 필립스 A·B 코스)과 지형에 대한 창조적 해석으로 유명한 짐 앵이 설계한 27홀(짐 앵 A·B·C 코스)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다수의 국내 남녀 프로골프 투어 대회가 열릴 정도로 코스 레이아웃과 관리가 뛰어나다. 그럼에도 12월 평일 그린피는 9만 5000원(짐 앵 코스 1부 기준)부터로 낮은 편이다. 여기에 캐디가 없는 셀프 라운드를 실시하고 있고 1인당 카트 대여료는 2만 원이다. 겨울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고 그린이 어는 일도 별로 없다. 해안가 코스답게 바람이 변수지만 그 역시 스코틀랜드풍 골프의 일부라고 여기면 나름의 재미로 다가온다.

카일 필립스 코스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물속에 들어앉은 듯하다. 코스 옆으로 길게 자리한 영암호가 압권이다. 유럽에서 설계 교육과 경험을 쌓은 카일 필립스는 명성에 걸맞게 세계 곳곳에 유명 코스를 남겼다. 5개 대륙에 60개 이상의 코스를 조성했다. 그가 설계한 스코틀랜드의 킹스반스는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링크스 코스로 불린다. 국내에서 그의 또 다른 작품은 남해 사우스케이프오너스다.

사우스링크영암은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를 닮았다. 사진=사우스링스영암 제공




수로를 따라 이어진 갈대숲. 사진=사우스링스영암 제공


카일 필립스 코스의 백미는 15번 홀(파5)이다. 티잉 구역에 서면 우측으로 광활한 영암호가 시선을 압도하고 수로를 따라 갈대숲이 장관을 이룬다. 페어웨이가 넓어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길이가 만만치 않아 도전욕구를 자극한다.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영암호의 물결, 그리고 철새의 군무를 볼 수 있다면 버디를 놓쳐도 아깝지 않다.

짐 앵의 27홀 코스도 물로 둘러싸여 있고 페어웨이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벙커가 많다. 카일 필립스 코스에 비해 좀 더 남성적인 느낌이다. 시그니처 홀은 아일랜드 그린을 품고 있는 C코스 8번 홀(파3)이다. 바람의 방향과 당일 핀 위치에 따라 거리 편차가 큰데 최소 140m, 최대 200m까지 계산해야 한다.

간재미 초무침. 사진=사우스링스영암 제공


라운드 후 마주하는 밥상은 남도 골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영암과 목포에 소문난 맛집이 많다. 금호관(한정식), 목포가(생선 요리), 선희식육식당(한우), 전주식당(갈낙탕), 진도식당(병어와 간재미 등), 천사의 섬(홍어) 등이 지배인 추천 맛집이다. 요즘은 간재미가 제철이다. 특히 상큼하면서 깔깔한 막걸리 식초에 버무린 초무침이 입맛을 돋운다. 현지인 표현을 빌리면, ‘겁나게 맛나다’. 웬만한 식당만 찾아도 한상 가득 나오는 밑반찬과 계절 별미에 입이 떡 벌어지니 골프 여행인지, 먹방 투어인지 간혹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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