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가 FTX 고객 예치금이 자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에서 운용된 것을 두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가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 고객 예치금의 알라메다 리서치 송금 지시 등에 관여했는지 여부는 이번 FTX의 파산 과정에서 사기죄 유무를 가리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뱅크먼-프리드 창업자는 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바하마 올버니의 저택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FTX 고객 예치금이 알라메다 리서치로 옮겨 간 경위를 설명할 수 없다"며 "그 돈이 알라메다 리서치로 송금되고 그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두고 스스로도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몇몇 초창기 고객들의 경우 FTX가 고유 계좌를 갖기 전에 투자를 하면서 알라메다 리서치 소유의 계좌로 예치금을 송금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뱅크먼-프리드에 따르면 이처럼 고객 예치금이 알라메다 리서치로 직접 송금된 금액이 총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어 뱅크먼-프리드 창업자는 자신이 90%의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와 거리를 두며 "알라메다 리서치의 운영에는 거의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의 자금이 알라메다 리서치의 펀드와 FTX의 고객 예치금 두 곳에 중복 기재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알라메다 리서치의 부채가 완전히 다 기록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알라메다 리서치를 창업한 뒤 절대적인 지분을 가지고 운영해 왔지만 그가 꺼내놓는 답변은 전체 회사가 돌아가는 과정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뿐이다. 이를 두고 그는 내부 시스템 결함으로 FTX에서 거래된 알라메다 리서치의 투자 규모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는 알라메다 리서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두뇌 회전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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