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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슈룹' 유선호 "처음부터 끝까지 계성대군, 무언의 에너지 느꼈죠"

배우 유선호가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배우 유선호에게 '슈룹' 속 계성대군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다른 왕자 역에 도전했을 수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에게 오직 계성대군뿐이었다. 가장 와닿은 역할이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고, 이는 드라마의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입증됐다.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 화령(김혜수)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다. 유선호가 연기한 계성대군은 화령의 넷째 아들로 학문과 예술에 능한 인물이다. 그는 엄마에겐 딸같이 살가운 아들, 사고뭉치 대군들 중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왕자다. 성 정체성을 두고 혼란을 겪으며 화령을 고민에 빠트린다.

여러 왕자 역을 맡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열린 1차 오디션. 유선호는 단번에 계성대군이 마음에 들어왔다. 계성대군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무언의 에너지를 느꼈고,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캐릭터성이 짙은 점도 유선호의 마음을 사로잡은 지점 중 하나였다. 그는 계성대군 외에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없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계성대군이었다고 말했다.

"발췌 대본으로 오디션을 본 거라 성 정체성에 대해서는 몰랐어요. 전 계성대군이 섬세한 감정을 다루는 게 좋았고, 감수성이 풍부해 보이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도전해 보지 못한 역할이었죠. 제가 원래 도전을 좋아해요. 미팅 전날 오디션 소식을 들었는데, 다른 캐릭터를 다 준비하는 대신, 계성대군 하나만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제 어필이 감독님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었죠. 오디션 때 제가 가진 감정에 집중해서 연기했는데, 그렇게 해야만 계성대군 역할에 잘 맞을 것 같다는 판단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많은 정보가 없으니 감정을 쏟아냈는데, 감독님이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

배우 유선호가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배우 유선호가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유선호가 본 계성대군은 하나로 말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그를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막막했고, 여러 방면을 통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영화 '대니쉬 걸'을 여러 번 봤고, 드라마, 다큐멘터리, 책, 논문, 유튜브 영상 등도 닥치지 않고 시청했다. 이렇게 그가 공부했던 시간들, 감독의 조언, 현장에서의 호흡이 합쳐져서 계성대군이 탄생할 수 있었다.

"계성대군과 저는 6~70% 비슷해요. 저도 그처럼 감정에 섬세하고 예민한 편이고, 감수성도 풍부하고 눈물도 많은, 서정적인 사람이에요. 그에게 확고한 성격이 있는데, 저도 줏대가 확실하게 있는 편이죠. 제가 가진 다양한 감정을 계성대군에 맞춰서 넣으니까 재밌더라고요. 다른 건 성 정체성이에요."

사극의 가장 큰 묘미는 아름다운 한복이다. 유선호는 첫 촬영 때 한복의 동정 때문에 목이 까졌지만, 다음 날 놀라울 정도로 적응했다고 자랑했다. 또 옷이 두꺼운 만큼 걸음걸이와 자세를 만드는 데도 유의하게 됐다. 가장 힘들었던 건 두꺼운 옷을 입고 더위와 싸운 점이었다. 그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룹' 스틸 / 사진=tvN




처음 여성 한복을 입는 순간도 잊을 수 없었다. 유선호는 테스트 촬영 날 여성 한복을 입었는데, 그때 자신을 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강하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이는 평소와 다른 시선이었는데, "예쁘다", "여자 같다"는 말 하나하나가 깊숙이 와닿았다. 그는 '내가 만약 계성대군으로 살았으면 이렇게 힘든 기분이었겠구나'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고, 그때가 계성대군에게 몰입하는 커다란 단추였다.

김혜수와의 호흡도 유선호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는다. 계성대군에게 중요한 두 번째 키워드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던 만큼, 유선호는 대본에 '엄마는 위대하다'는 글귀를 크게 써 놓고 사랑의 힘을 느끼려고 했다. 사랑의 힘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는 화령이 성 정체성을 겪는 계성대군을 따뜻하게 감싸준 걸 보면서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김혜수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꿈같았습니다. 사실 촬영 초중반까지 실감이 안 났어요. 대부분 쉽지 않은 감정신을 초반에 찍었는데, 선배님이 에너지를 주셔서 저도 할 수 있었죠. 저 혼자였으면 절대 못했을 거예요. 감정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잖아요. 그런데 김혜수 선배님에게는 그게 눈에 보일 만큼 큰 감정과 에너지가 있었어요. 마냥 좋았습니다."

"연기뿐 아니라 현장에서 김혜수 선배님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정말 수많은 스태프와 후배를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반했습니다. 정말 멋있어요. 제 롤 모델이에요. 저도 나중에 선배님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훗날 후배들이 생기면 선배님이 해주셨던 말들을 해주고 싶어요."

배우 유선호가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이렇게 공개된 작품은 16.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기준)이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유선호는 애초에 대본이 재밌었고, 큰 감동이 있었기에 잘 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의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미소를 보였다.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친구 부모님도 좋아한다는 연락도 많이 받았고요. 제가 원래 친구 부모님과 잘 지내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끝나니까 아쉬움이 크지만,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시청자 반응도 찾아본 적이 있어요. 제가 계성대군을 이해하고 몰입한 것처럼, 많은 분들이 깊게 생각해 주셨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그만큼 제가 한 연기와 표현해 공감해 주신다는 거니까요."

유선호는 큰 사랑을 받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프로듀스 101'으로 얼굴을 알린 후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은 그가 배우로 이름을 알린 것이다. 유선호는 아직까지 크게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당연히 드라마가 잘 됐으니까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전보다 늘었어요. 하지만 배우 유선호로서는 아직까지 아쉬워요. 더 크게 각인시키고 싶은 마음이죠. 지금은 막연하게 잘하는 사람,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제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어요."

배우 유선호가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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