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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마렵거나 집밥 당길 때 보면 딱, 힐링 드라마 볼 맛나네 [SE★초점]

장르물 공세 속…보는 순간 힐링되는 드라마들

남편의 식탁·바닷마을 이야기가 전하는 감동

한석규·김서형 주연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김설현·임시완 주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한석규 "뜨거운 이야기 많아도 따뜻한 소재는 적어"

이윤정 감독 "자신을 중심에 두겠다는 청춘의 선언"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사진=왓챠 제공




연말 OTT 막바지 대전이 시작됐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이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2', 디즈니 플러스 '커넥트'가 7일과 9일 각각 공개되며 주목받았다. 공개 예정인 기대작들도 있다. 오는 21일에는 디즈니 플러스 '카지노', 30일에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티빙 '아일랜드'가 차례로 공개된다.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2'과 23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더 패뷸러스'를 제외하면 최근 신작들이 모두 강렬한 장르물이라는 공통점이 엿보인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을 서서히 말라 죽이는 복수극(더 글로리), 카지노의 왕이 된 평범한 남자가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카지노),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아일랜드),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벌이는 자경단을 소재로 한 총격전(종이의 집)까지 하나같이 스릴러와 누아르 장르를 표방한다. 강렬함에 이미 익숙해진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갈수록 자극적인 소재와 강한 수위로 무장한 작품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그 반대편에서 잔잔하면서도 편안한 감동을 선사하는 '힐링물' 두 편이 눈에 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포스터 / 사진=왓챠,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극본/감독 이호재)와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극본 홍문표, 이윤정/연출 이윤정, 홍문표)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힐링물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각 작품의 연출 의도 역시 위로와 공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강창래 작가의 동명 에세이가 원작으로, 그가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음식을 만들면서 하나씩 담담하게 써 내려간 SNS 글이 토대가 됐다. 이호재 감독은 "원작이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다 보니 실화가 주는 힘, 감동이 느껴졌다, 먹방이 유튜브나 TV에서 주류가 된 시대에 다른 매력의 전달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라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주연 한석규도 "언제부터인가 사랑 이야기에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가 줄어든 느낌"이라며 "요즘 뜨거운 이야기들은 많지만 따뜻한 소재는 드물다, 시간이 흘러도 오래도록 기억되는 드라마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 '치즈 인 더 트랩' 등 다양한 작품에서 청춘들의 감성을 어루만져온 이윤정 감독은 '번아웃'을 마주하고 시골로 내려가는 주인공의 이야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에 주목했다. 주영현 작가의 동명 순정 웹툰이 원작이다. 그는 "극 중 주인공 여름과 같은 마음으로 연출을 결심했다, 작품 속 인물들은 불안하고 흔들리며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가 많은, 청춘의 불완전함을 지닌 인물들"이라며 "겉으로는 패배하는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겠다'는 선택은 어쩌면 가장 공격적인 선택이다, 자신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겠다는 여름의 시도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먼저 한석규, 김서형 주연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아내를 위해 서툴지만 정성 가득한 음식 만들기에 나선 남편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공개 이후 3주 연속 왓챠 TOP 10 TV 프로그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1, 2회가 공개된 이후 12월 첫 주말 왓챠 유입 기여도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잡채의 눈물', '공간이동의 기적, 돔베 국수', '그리운 설날 떡국' 등의 에피소드 제목부터 눈에 띈다. 매 회의 중심은 음식이다. 각기 다른 음식이 대변하는 정서를 통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40분 내외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작품은 정갈하고 슴슴한 맛을 자랑한다.

'리틀 포레스트', '심야 식당'에서처럼 음식을 만드는 장면 연출에 공을 들여 보는 이의 식욕을 자극할 뿐 아니라, 자연스레 음식이 가진 치유의 힘을 전한다. 첫 회도 아침에 일어난 창욱(한석규)이 초록빛의 나물로 시작해 건강한 집 밥 한 상을 정성껏 차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사진=왓챠 제공


한 편의 오디오 북을 듣는 듯한 한석규의 목소리와 연륜에서 오는 두 배우의 안정감도 돋보이지만, 마냥 무겁게 진행되지만은 않는다. 신경 써야 할 것이 지나치게 많은 현대인의 삶에서, 잠시 쥐고 있던 걸 내려놓으니 한결 가벼워지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다뤘다. 마트에 가서 요리가 세상 고민할 것 전부라는 듯 재료를 고민하는 인물을 유쾌한 톤으로 담는다. 그렇게 고민하더니 잡채에는 적합하지 않은 고추를 사고 만다. 진지한 얘기를 하던 중 두 사람이 잡채를 콜록대며 먹는 모습은 정극과 희극을 오가는 작품의 색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왓챠에서 공개되며 현재 4회까지 공개됐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김설현, 임시완 주연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역시 복잡한 도시를 떠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은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나섰다. 지난달 21일 첫 방송한 작품은 인생 파업을 선언한 자발적 백수 여름(김설현)과 삶이 물음표인 도서관 사서 대범(임시완)의 쉼표 찾기 프로젝트를 그린다. 작품은 '26세 봄, 오늘 회사를 그만뒀다'는 시놉시스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이 웹툰은 네이버 시리즈에서 별점 9.9를 기록하며 호평받은 바 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갑질하고 집적대는 엉망진창인 출판사 상사의 "이러고도 회사 곱게 다닐 줄 아냐"는 협박은 여름을 옭아맨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어머니의 죽음이 겹치며 여름은 서울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도시에서 이유 없이 상처받고 소모되며 '번아웃'에 내몰렸던 여름은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꿈꿨을 여유를 찾아 시골로 향한다.

시골행 버스를 타는 순간 180도 달라진 여름의 세상이 펼쳐진다. 마음껏 바다를 뛰놀고, 고즈넉한 동네 시장을 다니며 힐링의 시간을 갖는 모습은 대리 만족을 선사한다. 감성적이고 청량한 풍경을 담아낸 영상미도 인상적이다. 이에 더해 OST도 더보이즈, 엔하이픈, 프롬, 트와이스 지효, 우주소녀 설아 등 라인업으로 힐링 로맨스의 설렘을 잔잔하게 전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작품의 특징은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충분히 '일상적'이라는 것. 여름과 대범의 로맨스 역시 비현실적이거나 과장된 에피소드가 없다. 도서관 회원증을 함께 만들고, 밤을 새우고, 조깅을 하고, 과수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함께 라면을 끓여 먹는 등 힐링극에 충실한 서사를 담아냈다.

뛰어난 물리학도였던 대범 역시 어떤 이유에 의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골 마을의 도서관 사서를 자처하고 있다. 그러다 도서관의 유일한 손님인 한 아이의 병원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서울로 향하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 남은 4회 동안 두 주인공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선택을 내릴지,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궁금해진다. ENA에서 매주 수목 방영되는 이 작품은 시즌과 티빙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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