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재건축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의 최저 당첨 가점이 20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고 가점은 77점에 달하는 등 가점이 높은 실수요자들도 많이 지원해 평균 가점은 높은 편이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49㎡A 타입의 최저 당첨 가점은 20점으로 전체 16개 주택형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근래 서울 청약에서는 보기 드문 매우 낮은 점수다. 이 외에 △39㎡A 26점 △84㎡E 35점 △84㎡F 40점 등에서 커트라인이 낮았다. 면적이 비교적 작아 수요가 제한적인 주택형과 59㎡와 84㎡ 중 세대 간 간격이 가까워 ‘주방뷰’ 논란이 있던 타입들의 가점이 낮았다. 다만 84㎡A(64점), 59㎡D(62점) 등 일부 타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최저 가점과 달리 주택형별 평균·최고 가점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16개 주택형 중 13개 주택형의 평균 당첨자 가점이 50점 이상이었다. 본청약 당시 경쟁률이 저조해 일부 저가점자에게 당첨 순번이 돌아가면서 커트라인은 낮았지만 고가점자가 다수 지원한 결과 평균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84㎡A 주택형의 평균 가점이 67.2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59㎡D(66.8점)가 뒤를 이었다. 최고 가점은 △59㎡A(77점) △84㎡C(76점) △84㎡A·B·D(74점) △59㎡D(74점) 등 16개 타입 가운데 8개 타입이 70점을 넘겼는데 이는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가점인 69점을 훌쩍 넘긴 점수다.
관건은 내년 1월 3일부터 시작될 당첨자들의 계약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예상보다 경쟁률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추후 계약 과정에서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예상보다 낮은 경쟁률에 비해 평균·최고 당첨 가점은 상대적으로 높아 실수요 당첨자들은 대부분 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59㎡·84㎡ 타입은 90% 이상, 나머지는 70% 이상 계약되고 남은 물량들도 무순위 청약에서 충분히 소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이 단지에서 미계약이 발생하면 전국 분양 시장은 앞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미계약이 발생할 경우 다른 사업장에서도 시행 주체가 분양 시기를 미루고 분양가를 낮추는 등 여파가 클 것”이라며 “수요자들도 추가 집값 하락을 예상하고 청약을 꺼리면서 시장은 더 얼어붙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인근 단지 집값은 더욱 하락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9㎡는 지난달 30일 16억 7000만 원(20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신고가 25억 2000만 원(24층)보다 8억 5000만 원 하락한 금액이다. 둔촌주공과 입지·규모 면에서 비교되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9㎡ 역시 지난달 19일 16억 7000만 원(15층)에 팔렸다. 이는 올해 7월 거래된 21억 원(15층) 대비 4억 원 이상 급락한 가격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