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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체연료 엔진 시험 성공"…즉시 쏠 수 있는 ICBM 만든다

◆서해위성발사장서 첫 연소시험

연료 주입 없이 기습 핵공격 가능

한미, 발사 탐지·요격 어려워져

김정은 "신형전략무기 출현 기대"

내년중 비행시험 감행 가능성도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고체연료로켓 엔진의 지상 시험 과정에서 화염과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북한이 고출력의 고체연료로켓 엔진 지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해당 엔진을 탑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ICBM은 발사 준비 시간이 매우 짧다. 그런 까닭에 유사시 북한이 이를 통해 핵공격을 감행할 경우 한미가 해당 발사 징후를 탐지·요격하기가 한층 어려워지게 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방과학원의 중요 연구소가)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를 한국식 표현으로 바꾸면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미사일 발사 시설(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고체연료로켓 엔진을 지상 거치대에 걸어 놓고 엔진을 점화시켜 제대로 추진력을 내는지 보는 첫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고체 엔진 시험 이유는=통신은 이번 시험을 현장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단 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북한이 유사시 미국 등을 겨냥해 수소폭탄 등의 전략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고체 연료 엔진 기반의 신형 ICBM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민 KIDA 북한군사연구실장은 16일 KIDA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의 시험·발사 동향을 보면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 병행 개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의 토폴 M, 중국의 둥펑(DF) 31A와 같은 고체 추진 ICBM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앞서 화성 15형, 화성 17형 등의 ICBM을 개발한 상태다. 그러나 해당 미사일들은 연료 주입에 최소한 15분~수 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액체연료로켓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한미의 감시를 피해 기습 발사하는 데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별도의 연료 주입 절차 없이 평소에 고체연료를 내장했다가 즉시 발사할 수 있는 고체연료로켓 엔진을 개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위협 수준은=이번 고체연료 엔진을 탑재할 신형 ICBM이 개발될 경우 미국을 사정거리에 둘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은 기존 화성 17형의 경우 1단 액체연료로켓 엔진의 추력이 160톤급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의 분석이다. 반면 이번 고체연료 엔진의 추력은 화성 17형 1단 엔진보다 약한 140톤급이다. 신형 ICBM이 화성 17형보다 약한 추력으로 비슷한 사거리를 내려면 탑재 중량을 가볍게 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할 때 북한은 앞으로 7차 핵실험 등을 감행해 기존보다 가볍고 작은 핵탄두를 개발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험은 첫 지상 시험인 만큼 앞으로 북한은 수차례의 추가 지상 시험을 통해 점점 연소 시간을 늘린 뒤 본격적으로 미사일에 탑재해 비행 시험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로켓 시험 절차 및 기간으로 미뤄볼 때 이르면 내년 중에는 북한이 비행 시험을 위한 미사일 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게 로켓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당 시험 발사 단행 시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ICBM이 아닌 인공위성 발사용 우주로켓인 것처럼 위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도 16일 통일연구원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 ICBM 모델의 개발을 통한 전략 핵 플랫폼을 가시화하고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수차례의 위성 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잠수함 발사 실험을 통한 실전화 움직임, 전술 핵탄두 투발 수단의 다종화를 통한 전술핵 플랫폼 완성, 이란과의 커넥션을 활용한 무인정찰기 실전화 움직임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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