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은 생명과학과 연구진이 동물의 생체 나이를 알려줄 새로운 지표를 찾았다. 이 지표를 활용하면 노화방지와 건강장수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승재 카이스트 교수 연구진은 최근 리보핵산(RNA) 변화를 억제해 장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9일 국제학술지 ‘게놈 리서치(genome research)’에도 게재됐다.
RNA는 데옥시리보핵산(DNA), 단백질과 더불어 생명체의 유전정보 전달을 담당하고 있는 세 가지 중심물질 중 하나다. 그간 여러 연구를 통해 노화가 진행되면 체내의 RNA와 DNA, 단백질에 변이가 생기거나 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역으로 이들의 상태가 나빠지면 병에 걸리거나 노화의 속도가 빨라지기도 한다. 개인의 실제 나이가 생물학적 나이와 다른 이유다. 실제 나이는 생후 시간을 나타내지만, 생물학적 나이는 생물의 젊거나 늙은 상태를 나타낸다. 그렇기에 RNA 등의 품질을 잘 관리하면 노화방지와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노화의 다양한 특징이 밝혀졌지만, RNA 변화를 측정해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노화 연구 분야 과제로 남아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수명이 짧고 노화 속도가 빨라 노화·장수 연구에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해 노화 과정에서 RNA의 총체적인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백질을 생산하지 않는 RNA(논코딩 RNA)의 양이 증가하고, 단백질을 생산하는 RNA(mRNA)의 양은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RNA는 생체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잘려 나가고, 최종 형태로 만들어질 때 오른쪽 끝 부분에서 뒤쪽이 앞쪽보다 더 많이 쓰였다.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생리학적 노화 지표로 RNA의 변화를 찾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노화를 제어해 건강한 장수를 추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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