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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분장사 1호' 박수명 별세

[유족 제공]




1958년부터 40여 년간 연극·방송 분장 분야를 개척하며 '정치인 분장사' 1호로도 불린 박수명(사진) 전 MBC 미술센터(현 MBC아트) 상무가 17일 오후 1시 10분께 국립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유족이 18일 전했다. 향년 84세.

1938년 만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용산고와 국학대(고려대로 통합) 영문학과를 다녔다. 용산고 연극반을 거쳐 국립극장 연극인 양성소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하다 1958년부터 연극 분장으로 방향을 돌렸다. 방송 분장을 맡은 것은 1964년 KBS 무대과에 들어가면서부터다. 1969년 MBC TV 개국 이후 이적해 1000여 편의 드라마에서 분장 일을 했다.

한국의 분장은 1950년대 후반부터 독립적인 직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최효성(중앙방송국·TBC·국립극장), 전예출(TBC), 박수명(MBC), 장우식(MBC·SBS) 등이 분장 1세대로 꼽힌다. 전예출은 상투를 처음으로 만들어냈고 박수명은 왕비와 상궁들의 머리 모양을 고증해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복식 고증 전문위원이 따로 없을 때였다. 1985∼1986년에 방영된 MBC 사극 ‘조선왕조 500년-임진왜란’ 편에서 일본 장군들의 머리 모양을 만든 것도 고인이었다.



1981∼1982년 MBC 드라마 '제1공화국'에서 배우 최불암의 얼굴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얼굴로 변신시킨 것도, 1986년 드라마 '생인손'에서 한애경의 얼굴로 10대 소녀에서 90대 노파까지 표현한 것도 그였다. 틈틈이 연극 분장에도 참여했다. 1998년 MBC 미술센터 상무로 퇴직한 뒤 바림분장을 세워 2000년대 초까지 분장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출강하기도 했다.

정치인 분장을 하게 된 것은 1970년대 초반 당시 김용식 외무부 장관의 분장을 맡으면서부터다. 흑백TV 시절이라 아나운서도 분장을 하지 않을 때였지만 외국 생활을 오래 한 김 장관은 TV에 출연할 때면 꼭 분장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헨리 키신저가 방한했을 때도 분장을 맡았다. 1980년대 컬러TV 시대를 맞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회창·정몽준·이인제·박찬종·김윤환 씨 등 유명 정치인의 얼굴을 매만졌다. 신한국당 대선 주자 중 이인제 경기지사의 분장을 맡았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유도한 것도 고인이었다.

유족은 부인 전정순 씨와 3남(박경호 라온채널 제작이사, 승호·지호 씨)이 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특 6호실, 발인은 20일 오전 6시다. (02)6986-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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