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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1차로 끝"…지역상권 찬바람 쌩쌩

◆거리두기 해제에도 연말특수 실종

코로나 장기화로 회식문화 변화

2·3차 없고 외식 자제 분위기 역력

한파 기승에 귀가 시간까지 빨라져

호프집·식당 곳곳 영업시간 단축

"연말 대목 기대했는데…" 울상

거리두기 해제에도 연말 단체모임을 줄어들면서 18일 저녁 울산의 대표적 상권인 북구 명촌동 거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지승 기자




“거리두기가 해제됐다고 해서 이번에는 기대했는데 올해도 연말 특수는 물건너간 것 같네요. 그나마 지역화폐로 결제하시는 손님이 늘어 예년과 다를줄 알았는데 연말이 다가는데도 손님이 없어요.”

18일 울산 북구 명촌동 일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50) 사장은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줄 알았는데 연말 회식이 줄줄이 취소되고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손님들이 발길을 뚝 끊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최 씨는 ”정부 지원금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내년에도 이러면 가게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연말을 맞아 대목을 기대했던 전국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연말 회식을 최소화하고 가족 단위 손님들도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울산 동구 일산진 앞 일산해수욕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신모(64) 씨는 “7년을 종업원 없이 집사람이랑 지내다 얼마전 아르바이트생 1명을 들였다”며 “연말이라 좀 기대했는데 단체 손님 예약은 8명 1팀이 전부”라며 아쉬워했다. 인근 회사에 다닌다는 한 시민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 회식이 조금 늘긴했지만 회식 간소화가 정착되면서 2·3차는 아예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현대자동차 공장과 자동차부품업체가 울산 북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퇴근 시간이면 늘 작업복 차림의 손님이 넘쳤던 명촌동 일대도 저녁 7시를 넘어서면 인파가 뚝 끊기기 일쑤다. 인근에서 오리고기집을 운영하는 이모(43) 씨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문 닫는 시간이 더 빨라졌다”며 “식사만 하고 술은 마시지 않고 직접 운전해서 귀가하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들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광주 최대 번화가인 상무지구와 충장로 일대는 아예 연말 분위기가 사라졌다. 송년회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예약 문의도 코로나19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광주 최대 번화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곳곳에는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40) 사장은 “우리 동네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연말 분위기가 사라진지 오래다”며 “올해는 거리두기도 해제되고 해서 많이 좋아질 걸로 기대했는데 다들 회식을 취소하는 분위기여서 예약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 자갈치시장 인근에서 조개구입집을 운영하는 박모(52) 사장도 걱정이 태산이다. 올 연말특수를 대비해 아르바이트생까지 2명 고용하며 연말특수를 준비했지만 얼어붙은 경기로 예상만큼 손님이 없어서다. 박 씨는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버텨왔는데 이제는 소비 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연말인데도 코로나 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변하면서 연말 특수가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코로나19 일상생활 변화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직장에서의 단체회식 감소에 대해 ‘긍정적’이란 의견이 80%에 달했다. 여기에 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로 시민들의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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