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송파구 집값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로 손꼽히는 ‘잠실주공5단지’도 값이 10억 원 넘게 미끄러졌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6㎡는 이달 3일 22억 7600만 원(2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신고가 32억 7880만 원(7층)보다 10억 원 넘게 떨어진 금액이다. 해당 면적은 올해 6월만 해도 30억 4600만 원(14층)에 거래됐지만 하반기 들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억 7000만 원(9층)에 신고가를 기록했던 이 단지 76.5㎡은 올해 11월 19억 8000만 원(13층), 12월 20억 850만 원(12층)에 거래되며 1년 만에 9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 반년 전인 올해 6월만 해도 27억 5500만 원(3층)이었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재건축 호재’도 시장에 별다른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는 올 초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는 등 숙원 사업이었던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잠실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서 재건축 프리미엄을 받는 잠실주공도 주변과 가격이 맞춰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잠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투자 수요가 제한적이고 대단지가 많아 매도자 사이에 호가 경쟁이 생기면서 일부 급매가 신고가 대비 크게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송파구 집값은 한강 이남 지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올해 하반기에만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가 6.75% 하락했다. 특히 12월 둘째 주에는 집값이 전주 대비 0.81% 떨어지는 등 낙폭도 커지고 있다. ‘잠실 일대 5대장’이라고 불리는 엘리트레파(엘스·리센츠·트리마제·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에서 실거래가 7억 원 이상 급락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신천동 ‘파크리오’ 84.8㎡은 지난해 9월 역대 가장 비싼 25억 1000만 원(33층)에 거래됐지만 이달 10일에는 이보다 8억 1000만 원 떨어진 17억 원(21층)에 새로 계약서를 썼다.
한편 가격을 낮춘 급매 물건이 연달아 나오며 거래 건수는 증가 추세다. 현재 집계 중인 송파구 11월 아파트 거래(서울부동산정보광장)는 50건으로 △7월(36건) △8월(39건) △9월(29건) △10월(45건)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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