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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자영업자들에게 남긴 상처[코로나TMI]

코로나19에 자영업자 줄 폐업 이어져

매출 반토막나고 폐업후 대출만 남아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폐업고려해

자영업자 대출 늘며 1000조 원 돌파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4월 해제됐지만,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매출이 오히려 작년보다 감소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경남 김해에서 세 곳의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매출이 반토막 나는 경험을 겪었다고 전했다. 초기 감염 위험으로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었고 집합 금지, 영업 시간 제한 등 조치가 더해지면서 월 3000만 원 정도의 매출이 1200만 원까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배달업 등이 선호되면서 식당 직원을 구하기 어려웠고, 기존의 직원들도 일을 그만두는 상황에 내몰렸다. 올 초 일일 신규 확진자가 60만 명 가량 발생하던 상황 대비 현재 재유행 규모는 크게 감소했음에도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A씨는 세 곳의 식당 중 한 곳을 아예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자영업자 B씨도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2년 가까이 운영하던 가게를 원금 회수도 하지 못한 채 폐업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부가 실내 마스크 단계적 해제 논의를 이어가면서 엔데믹 시대의 문을 열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사회·경제적 피해는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지금부터 또 다시 발생할 감염병 위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감염병 위기로 발생할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자영업자 2022년 실적 및 2023년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요식업·숙박업 등 자영업자 500명 중 약 40%가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을 고려하는 주된 이유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6.4%)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6.1%)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5.1%) 등이 꼽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올 4월 해제된 이후에도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중 68.6%는 올해 매출이 작년 대비 감소했다고 답변했으며 평균적으로 매출은 지난해 대비 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침체 우려로 자영업자들의 부채 증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4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점포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의 대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가계 대출 증가율은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율은 감소하지 않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대출은 2021년 3분기 887조 원이었으나 같은해 4분기 909조, 올 1분기 960조, 2분기 994조, 3분기 1014조를 기록하면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율은 14.2%→13.2%→15.5%→15.8%→14.3%로 14~15%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 대출 증가율은 2021년 3분기 10%를 시작으로 7.6%→5.2%→2.7%→0.7% 순으로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 지속되면서 교육 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학교 교사 김 모(28) 씨는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을 오래하다 보니 감정 표현에도 서툴러지고 마스크를 벗은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마스크를 벗기 싫어 점심을 먹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팬데믹에 의한 마스크 착용이 영유아의 언어 발달이나 사회화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제시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언어인지능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심현준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난청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는 이들은 마스크 착용으로 언어 인지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난청군 24명과 정상군 26명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유무에 따른 언어 인지력을 측정한 결과 정상군과 난청군 모두에게 언어 인지력을 저해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발생하게 되면 이같은 사회경제적 피해가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넥스트 팬데믹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해도 일률적인 통제가 아닌 일상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병이 빠르게 토착화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봉쇄 정책을 했던 중국은 당분간 코로나19로 인한 여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천 교수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라며 “한국도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백신이나 치료제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도 백신 주권 확보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감염병 발생 이전부터 빠르게 백신·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놓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팬데믹 때와 같은 백신·치료제 확보 문제를 재차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신 플랫폼 기술을 구축한다면 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감염병 유행에 대해 빠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등 백신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팬데믹 위기 시 재원을 어떻게 투입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개별 정책에 대해선 불확실한 상황에서 판단했다고 할지라도 앞으로는 이런 경험을 잘 녹여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감염병 위기 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활용할지 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감염병 위기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라며 “팬데믹 진행 상황에 따라 감염병 대응 인력, 병상 배정 등 의료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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