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연료 빈곤층’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난방은행(warm bank)’ 수천 곳이 생겼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가스요금이 1년 만에 129%나 폭등하면서 지역사회가 난방비를 낼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교회·도서관 등의 공간을 내주기 시작한 것이다.
26일 영국 ‘웜웰컴’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는 3723개 난방은행이 등록돼 있다. 난방은행은 주거지 난방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각 지역 교회·도서관·커뮤니티센터 등이 따뜻한 공간을 제공하는 캠페인이다.
영국의 에너지 가격 폭등세는 심각한 상황이다. 영국의 11월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은 1년 전에 비해 각각 129%, 65%나 올랐다. 가계들의 연간 평균 에너지요금은 올가을 2500파운드(약 390만 원)를 기록해 1년 전보다 96%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유럽 국가가 전기요금 인상을 제한하는 등 에너지 공급자에 대한 직접 규제를 강화하는 반면 영국은 규제가 비교적 약하고 지원 방식도 소비자의 가스세 인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에너지비 상승 폭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연료빈곤(fuel poverty)’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요크대는 올 8월 연구에서 내년 1월까지 영국 가구의 4분의 3 이상 혹은 5300만 명이 연료빈곤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료빈곤은 순수입의 10% 이상을 연료에 소비해야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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