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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제야의 종





1929년 1월 1일 0시가 되자 서울 정동에 위치한 경성방송국 스튜디오에 종소리가 울렸다. 방송국이 신년 특별 기획으로 편성한 프로그램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생방송으로 내보낸 것이다. 당시에 사용된 범종은 남산 기슭에 있었던 일본인 사찰에서 빌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연말이면 ‘제야의 종’이 울리고 이를 방송으로 중계하는 관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제야(除夜)는 ‘섣달 그믐날 밤’이라는 뜻으로 제야의 종은 ‘섣달 그믐날 밤에 울리는 종’이다. 이는 불교 사찰에서 중생들의 백팔번뇌를 없앤다며 108번의 타종을 하던 불교식 행사에서 유래했다. 107번은 자정이 되기 전에, 나머지 1번은 해가 바뀐 직후에 타종하는 것이 원칙이다.

광복 이후 끊겼던 제야의 종이 다시 울린 것은 1953년 연말이었다. 한국전쟁 난리통에 완전히 파괴됐던 서울 종로 보신각이 그해 복원된 것을 계기로 연말 타종 행사가 재개됐다. 이후 제야의 종은 매해 12월 31일에서 이듬해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보신각종을 치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보신각 타종은 조선 시대 한양 도성의 4대문을 열고 닫는 새벽 4시(오경)에 33번, 밤 10시(이경)에 28번의 종을 쳐온 것에서 유래했다. 현재 제야의 종은 33번 울리는데 이는 불교 수호신이 나라의 태평과 국민의 무병장수·평안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는 1953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진행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67년 만에 처음으로 중단됐다. 서울시가 3년 만에 치러지는 올해 ‘제야의 종’ 행사의 안전 관리 대책을 25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질서 유지 등을 위해 예년보다 60% 많은 1000명의 안전 요원을 배치하고 행사 전후 2시간 동안 지하철 종각역을 무정차 통과한다는 것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도 인력을 따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행사에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예상된다고 하니 안전 관리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군중 밀집 상황에 대처하는 안전 관리 매뉴얼을 더 촘촘하게 세워 실행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도 안전 의식을 생활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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